[OSEN=길준영 인턴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앞세워 무실점 투구를 하며 시즌 9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9승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탈삼진은 2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범타를 17개 유도하면서 애리조나 타선을 제압했다. 17개의 범타중에서 14개를 땅볼로 잡아내면서 뛰어난 땅볼 유도 능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류현진은 이날 패스트볼 계열 구종(포심, 투심, 커터)은 평소보다 제구가 잘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크게 빠지는 공이 없는 류현진이 이날 경기에서는 원바운드 공과 타자 머리 높이로 가는 공이 종종 보였다.
그래서인지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의 비중을 39.4%까지 끌어올렸다. 포심은 25.0%였고 이어서 커터(14.4%), 투심(10.6%), 커브(9.6%), 슬라이더(1.0%) 순이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무수한 땅볼을 만들어내며 애리조나 타자들을 농락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만 무려 10개의 땅볼을 유도해냈다. 헛스윙도 5차례 이끌어냈고 삼진과 뜬공을 하나씩 잡았다. 이날 던진 체인지업 41구 중 32구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돼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78.0%에 달했다. 투수 테일러 클라크의 땅볼이 내야안타가 된 것 이 유일한 흠이었다.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주무기다. 원래 우타자를 상대로 사용하는 구종이었지만 2017년부터는 좌타자에게도 적극적으로 던지고 있다. 그만큼 류현진이 가장 믿을 수 있고 위력적인 구종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땅볼을 유도하는데도 효과가 좋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체인지업의 인플레이타구 중 땅볼 타구 비율은 48.5%였다. 투심(64.3%)과 커터(54.1%)보다는 낮은 비율이지만 메이저리그 평균(45.6%)보다는 높은 수치다. 이날 경기에서는 체인지업으로만 10개의 땅볼을 잡아내며 땅볼 유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의도적으로 땅볼만 노린 것은 아니다. 오늘 체인지업이 좋아서 많이 던졌는데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 그 과정에서 땅볼이 많이 나왔다. 내가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닌 만큼, 이런 타구가 많이 나오면 기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만큼이나 투구 전략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는 투수다. 어떤 경기에서는 힘으로 승부하고, 어떤 경기에서는 기교로 승부를 볼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땅꾼의 모습도 색다르고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