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대담이 문화 계간지 '대산문화' 여름호에 실렸다. 줄리언 반스는 영국 출신 작가로 메디치상, E.M.포스터상, 페미나상, 셰익스피어상, 부커상, 데이비드 코엔상 등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을 대부분 수상한 작가다. 국내에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 '플로베르의 앵무새'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소설가 줄리언 반스.

4일 발행된 '대산문화'에 실린 대담에서 반스는 소설의 힘을 믿는다고 강변했다. 그는 "50년 주기마다 소설은 이제 죽었다고 했다. 영화가 나왔을 땐 영화로 인해 소설이 죽을 것이다. 텔레비전이 나왔을 땐 텔레비전으로 인해 죽을 것이다. 인터넷이 나왔을 땐 인터넷으로 인해 죽을 것이라고 했다"며 "문학, 그러니까 연극, 시, 소설은 다른 매체가 주지 못하는 것이 있기에 절대로 죽지 않은 것 같다. 소설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반스는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면서 "작품을 다 읽었을 때 머릿속에 결론 내리지 않고 여지를 남겨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또 "독자를 내려다보는 입장에서 인생을 가르치고 설명하고 싶지 않다. 옆에 나란히 앉아서 저 두 사람이 왜 싸우고 있을까 같이 의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문학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대신 반스는 돌아가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꼭 읽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학에 대해서는 한 가지 들은 게 있다. 한국에서는 꾸준히 새로운 도서관을 짓고 있다고 하더라"며 "영국에서는 도서관이 꾸준히 문 닫는 중이라 부럽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대담은 제17회 대산문학상 희곡 부문 수상자 이다은 씨가 영국 런던을 방문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