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3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장실사단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파견하자,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문을 봉쇄하고 실사단 현장 출입을 막았다. 노조원 중 일부는 서로의 몸을 쇠사슬로 묶기도 했다.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대우조선지회 조합원 등이 서로의 몸에 쇠사슬을 감고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의 현장실사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9시쯤 회사 직원·산업은행·회계법인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현장 실사단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로 보냈다. 실사단은 조선·해양·특수선 현장을 점검하고, 자산 등을 파악할 예정이었다. 또 대우조선해양 관계자 면담도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시민단체 등 400여명은 이날 실사단이 도착하기 전부터 옥포조선소 정문을 봉쇄하고, 현장 실사를 못하도록 출입을 막았다. 특히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과 지역경제 살리기 거제 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김해연 전 도의원 등 5~6명이 서로의 몸에 쇠사슬을 감기도 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의 매각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가까운 곳에서 대기하면서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에 대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매각 철회가 없다면 실사단 접촉도 없다"고 통보했다.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은 일단 철수한 뒤, 오후에 재차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으나 결국 이날 실사는 무산됐다.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대우조선지회 조합원(오른쪽)이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왼쪽)에게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사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10개 중대 500여명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정문 등에 배치했다.

현대중공업은 억지로 진입해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장 실사는 반드시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물리적 충돌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며 "오는 14일까지 실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최대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