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예산 약 3억원…연대의 두배 수준
축제 초청가수 라인업, 행사 운영 등은 미흡해 논란
고려대학교 응원단이 최근 진행된 축제(입실렌티)의 행사 운영과 콘텐츠 기획이 미흡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고려대 응원단은 축제 관련 회계자료와 예산집행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오는 6월 5일 공청회도 열기로 했다. 비슷한 시기 열린 연세대학교 축제는 고려대의 절반에 가까운 예산으로 훨씬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을 초청해 각광을 받아 고려대 응원단과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고려대 응원단은 31일 홈페이지에 ‘제42회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 회계내역 공개 및 공청회 안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려대 응원단은 이 글에서 "행사 운영과 컨텐츠 기획적인 면에서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2만 학우분들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어야 할 행사를 의혹의 대상으로 변질되게 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열린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에는 김연우, 청하, 러블리즈, 세븐틴, 10cm, 데이브레이크 등의 연예인이 초청됐다. 축제를 주관한 고려대 응원단은 축제 예산으로 2억8900만원을 썼다고 공개했다.
반면 지난 17일 열린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에는 그룹 트와이스를 시작으로 빈지노, 지코, 레드벨벳, 아이유가 무대에 올랐다. 올해 아카라카 초청 가수 라인업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카라카에서 아이유의 깜짝 생일 파티가 열리고, 아이유가 감사하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화제도 됐다. 아카라카를 준비한 연세대 응원단은 축제 예산은 1억7000만원을 썼다고 공개했다.
논란은 여기서 시작됐다. 연세대 응원단이 훨씬 적은 예산으로 더 높은 인지도의 연예인을 불러 축제를 진행한 것을 놓고 고려대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것이다. 특히 축제 예산 회계 영수증을 투명하게 공개한 연세대 응원단과 달리 고려대 응원단은 축제 예산에 대한 세부 회계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다.
고려대 커뮤니티에는 "아무리 짜 맞춰도 저 정도의 라인업은 나오지 않는다"며 라인업에 문제제기를 하거나, "티켓 판매로 응원단이 얻은 수익에 비해 행사 진행에 사용한 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어보인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또 ‘아카라카: 누구의 사비가 들어갔는가 VS 입실렌티: 누구 사비에 들어갔는가’ ‘연세대는 연금술사인가’ 등 풍자적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고려대 응원단은 "예·결산안 공개 내역이 학우 여러분들의 의문을 해소하기에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았으며 충분한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응원단의 회계 장부 및 입장문 공개를 기다리시던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려대 축제 기획 등에 참여한 대행사 측은 축제 준비과정이 연세대와 고려대는 상이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축제는 기존 노천극장을 활용할 수 있지만 고려대 축제는 운동장에 무대를 처음부터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대행사 측 관계자는 "축제 예산 중 초청 가수 라인업에 1억원, 무대 구성에 80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