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좌파 교육감들과 전교조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 중인 '혁신학교 확대'와 '친일(親日) 교가 교체'가 학부모들의 반발에 밀려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해 온 서울의 일부 초등학교가 학부모 반발로 계획을 전면 철회한 데 이어, 전교조가 지목한 서울 시내 '친일 교가 학교' 113곳은 기존 교가를 그대로 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에 브레이크 걸린 혁신학교
오는 9월 혁신학교 지정을 신청하려던 서울 강남구 대곡초등학교는 지난 17일 저녁 교장·학부모 긴급회의를 갖고 혁신학교 신청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지난 14일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모임'을 결성한 뒤 호소문을 발표하고, 16일 오전 "왜 학부모 동의 없이 혁신학교를 신청하느냐"며 집단 시위를 벌이자 학교가 혁신 학교 추진을 포기한 것이다.
서울 다른 학교들 상황도 비슷하다. 서울 개포동 A초는 16일 혁신학교 신청을 추진하려다 학부모들 항의에 부딪혀 신청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서울 광진구 양진초도 14일 혁신학교 신청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가 학부모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이 학교 학부모 200여 명은 혁신학교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학력 저하 현상이 우려되는데, 학교가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혁신학교 신청을 강행하면 집단 시위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주민들이 교육청의 혁신학교 직권 지정에 맞서 2주일간 집회를 벌여 혁신학교 지정이 전면 취소됐다.
혁신학교는 좌파 교육감들이 지난 2009년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전교조가 지지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토론·참여식 수업이 강점이지만 교과 수업을 등한시해 학력이 저하된다는 비판 등이 적지 않다. 서울교육청은 현재 213곳인 혁신학교를 2022년까지 250곳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곳곳에서 학부모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양진초등학교 학부모 이모(41)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아예 이사 가겠다는 학부모들도 한둘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 학교들, 친일 교가 교체 0곳
전교조와 일부 좌파 교육감이 추진 중인 '친일 교가 교체' 사업도 서울에선 학부모 등의 반대로 난항이다. 올 초 광주시교육청을 시작으로 인천·전북·충북·경남 등 10개 교육청에서 친일 교가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교조가 좌파 시민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을 근거로 '친일 교가를 교체하라'고 공개 압박한 이후 친(親)전교조·좌파 교육감들이 일제히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19일까지 서울시교육청에 '(전교조가 친일이라고 지적한) 교가를 바꾸겠다'고 보고한 서울 시내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가 지난 2월 "서울 시내 113개교가 친일 음악가가 지은 교가를 쓰니 바꿔라"고 발표하고, 서울교육청이 바로 서울 시내 초·중·고에 공문을 보내 '일제 잔재 문화에 대해 토론하라'고 했지만 일선 학교의 반응이 냉담한 것이다.
교가를 바꾸려면 재학생·학부모·동문회 의견을 수렴하고, 학부모 등이 참석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사실상 서울에서는 교가를 교체할 학교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육계에선 편향적인 좌파 교육 정책을 학부모와 동문회 등이 브레이크 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광주광역시의 경우 광덕중·고교가 이달에 원로 음악가 김성태가 지은 기존 교가를 폐기하고 현직 음악교사가 작곡한 새 교가로 교체했다. 광주 지역 15개 학교에서도 교가 교체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