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간단한 콘셉트지만 극강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스포츠 '레드불 400'이 열린다. 높이 140m, 경사 30~37도, 길이 400m의 급경사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오르는 종목이다. 지금까지 3만4447명이 도전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레드불 400 코리아'는 오는 9월 2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 열린다. 밑으로 내려오기만 하던 스키점프대를 역주행, 승부를 가리는 러닝 챌린지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열린다.
'레드불 400 코리아'는 5월부터 7월까지 예선 및 결승전 진출 자격을 부여하는 시드전이 5차례 열린다. 시드전 상위자에게는 레드불 400 코리아 예선 및 결선 참가비, 교통, 숙박 등 편의가 제공된다.
나이 등 자격 제한은 없으며 참가 종목은 총 5개다. 개인 2개(남자와 여자), 릴레이 3개 부문(남자, 혼성, 소방관)으로 돼 있다. 릴레이는 4명이 한 팀으로 구성되며 100m씩 나눠 달리게 된다. 남녀혼성의 경우는 남녀 각 2명씩 한팀으로 이뤄진다.
16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아띠홀에서는 레드불 400을 최초 기획한 안드레아스 베르게(58) 씨가 참석해 대회에 대한 설명에 나섰다. 베르게 씨는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단거리(100m, 200m) 육상선수 출신이다. 오스트리아 100m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100m와 200m 준준결승까지 진출한 경험이 있다.
2011년 9월 오스트리아에서 총 247명으로 최초로 개최됐던 레드불 400은 올해는 역대 최대인 18개국 20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특히 작년에는 15개국 17개 지역에서 총 1만 3067명이 예선과 결승전을 치렀다. 여기에는 소방관, 특수부대, 육상선수 등 총 700여개팀의 릴레이팀이 포함돼 있다. 역대 최고기록은 2018년 남자 개인 부문에서 에릭 레셀(노르웨이)이 세운 3분 16초06이었다.
베르게 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다시 이곳을 방문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거리를 400m로 잡은 이유는 고전적인 육상 부문에서 가장 어려운 거리가 400m다. 단거리도, 장거리도 아니다. 마지막 100m는 가장 힘들다. 평지도 어려운데 경사면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생각해서 그렇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또 베르게 씨는 동계올림픽 등 행사 후 방치되고 있는 시설물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질문에 "시설물과 관련해 다른 나라도 비슷한 논란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대회 개최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면서 "좀더 자주 사용하면 좋겠다. 특히 여름에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다른 경기장의 활용에 대해서도 아이디어가 많이 있지만 실행에 옮길 시간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레드불을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레드불이 오스트리아 회사였고 이런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은 경기가 레드불과 잘 어울린다고 봤다. 솔직히 다른 회사는 떠오르지 않았다. 레드불도 포맷 자체가 지향했던 스포츠와 잘 어울려 3분만에 승락을 한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레드불 400에 필요한 신체 조건에 대해서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지만 그동안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을 보면 사막 러닝. 타워 러닝 등을 경험한 선수들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또 스케이팅, 바이애슬론, 육상 등에서도 경쟁력에서 좀더 뛰어났다. 특별한 점은 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고 도전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주인공인 김현기(36) 전 스키점프 국가대표이자 스키점프 올림픽 프로젝트 감독은 "1988년 나가노부터 총 6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매번 빠른 스피드로 날아가 발이 닿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올라가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힘들 것이라 본다"면서 "평창에서 열리는 만큼, 저의 경기장이었던 만큼 잘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또 김현기 감독은 "선수시절 훈련 때 계단으로 중간지점까지 훈련을 했다. 톱까지 올라가진 않았는데 중간까지만 가도 굉장히 힘들다. 엄청난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로서 은퇴한 이후 살이 15kg찐 상태다. 선수 때 컨디션으로는 뛸 수 없지만 5kg 정도를 감량하고 훈련하겠다.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만큼 몰래 땀흘려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