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힘들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나 혼자 산다' PD와 작가가 프로그램 6년을 맞아 섭외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셀럽에서 루키로, 화려함에서 풋풋함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따라 프로그램도 기로에 서 있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자')의 황지영 PD와 이경하 작가는 7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혼자'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관찰 예능이다. 지난 2013년 3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해 어느덧 방송 6주년을 넘겼다. 프로그램은 독신 가정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약했던 시기 '싱글 라이프'를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대한 관심과 화제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프로그램의 자체적인 변화도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진행과 입담을 담당하던 방송인 전현무와 모델 한혜진이 '나혼자'를 통해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가 결별하며 잠시 프로그램을 떠나 휴식기를 갖게된 것. 그로 인해 최근 '나혼자'에서는 코미디언 박나래가 진행자 노릇을 하고 있고, 웹툰작가 기안84와 배우 이시언, 성훈, 가수 헨리 등이 게스트들과 함께 번갈아 출연 중이다. 다행히 이들은 오랜 호흡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케미'를 보여주며 프로그램의 꾸준한 화제성을 견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황지영 PD는 "어쨌든 멤버들이 달라졌다. 저희도 다양한 시도, 변화를 해보고 있다"며 라이브 방송을 2주에 한번은 시도하고 새출발하는 기분을 담아 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 보이그룹 뉴이스트 황민현 등 예능 루키들을 섭외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6년을 맞아 기념 특집도 기획하고 있단다. '나혼자'에 여전히 애착을 갖고 있는 전, 현직 무지개 회원들과 함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기대를 당부한 그다.

그 와중에도 제작진은 한결같은 기준을 고수하고 있었다. "방송에 나가는 부분만으로 출연자의 전체를 판단하게 만들지 말자"는 것. 황지영 PD는 "이건 촬영 후 편집할 때 뿐만 아니라 '무지개 라이브'를 할 때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거다. 방송에 나가는 면만 보고 그 출연자의 전부가 방송과 같을 거라 오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많이 걷어내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만들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훨씬 잣대를 높게 세워서 보고 있다. 전에는 '시청자가 혹시 불편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더라도 방송에 내보내야된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지금은 '한 명이라도 불편할 수 있다면 걷어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하 작가 또한 "전 제작진이 더 예민하고 힘들게 편집하고 있다. 작가들도 다 조금 더 많이 예민하게 보려고 한다. 많이 사랑해주시는 만큼 보시는 분들이 기대하는 '나혼자'가 있으니까.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무시하지 않고 되게 많이 프로그램화 하려고 한다. 그런 것들이 또 우리 프로그램의 장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황지영 PD는 "이시언이 집들이할 때 떡을 돌린 걸 두고 다들 '개념있다'고 해주시는 게 낯설었다. 그게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상이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기안84가 성훈과 헨리에게 휴지 로보트를 만들자고 부탁한 게 누군가 보기엔 '민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기준들에 무뎌진다기 보다 출연진이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악의가 없다는 걸 알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조건적으로 비호할 정도로 친하진 않다"며 웃은 그는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고 출연진에게 어떤 기승전결이 있는지 알게 된 부분들은 있다"고 덧붙였다.

황지영 PD는 "애청자 분들이 최초의 프로그램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더더욱 변화 와중에도 저희의 페이스와 계획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경하 작가는 "우리 프로그램은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는 못 간다. 출연진 변경도 우리 계획엔 없었다. 그런 것들을 계획하고 짜서 갈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프로그램이 '살아 숨쉬는 느낌'이다"고 거들었다. 그는 "그래서 더 녹화도 매주 하려고 하고, 그때그때 멤버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보려고 한다. '살아 있는 느낌', '일상에서 일반인들과 같이 움직이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매주 녹화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나혼자'의 일정은 촉박했다. 매주 월요일 스튜디오 녹화는 필수, 출연진 개별적으로 이슈와 아이템이 있을 때마다 개인 VCR 촬영도 진행한다. 출연진의 정모와 특집이 있을 때는 별도 촬영도 진행된다. 자연히 박나래, 기안84, 헨리, 성훈, 이시언 등 고정 멤버들의 스케줄 조정과 그에 따른 '나혼자'에 대한 애정을 필요로 한다.

황지영 PD는 "고맙게도 다들 '나혼자' 덕분이고, 우리 프로그램이 1순위라고 해준다"며 깊은 감동을 내비쳤다. 또한 프로그램 6년 중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2017년 MBC '연예대상'을 꼽았다. 그해 전현무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거니와 박나래가 최우수상에 기안84와 베스트커플상까지 수상하는 등 전 출연진이 고루 수상의 영광을 누렸기 때문. 황지영 PD는 "저희가 출연자들한테 줄 수 있는 게 많은 것도 아니고 정말 고맙다는 의미로 줄 수 있는 게 상뿐이었다. 그런 것들을 모든 멤버들이 누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저희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거였다"고 밝혔다.

이경하 작가는 "이제는 출연자들이랑 인터뷰해서 좋은 아이템 가져오고, 촬영도 잘 되고, 조연출 분들이 편집을 잘 해서 결과물이 재미있게 나오는 게 좋다. 현장 재미있고, 만든 사람 재미있고, 출연자도 좋고, 시청률이나 화제성 지표도 잘 나오고 그러는 게 제일 좋다"며 "'나혼자'를 보고 많이 웃는다. 그럴 때 짜릿하다. 다른 프로그램할 때는 이런 느낌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황지영 PD는 "더 이상 프로그램 제작하면서 힘든 건 힘든 게 아니다. 그건 제 일이다. 우리가 만든 걸 매주 매주 매 순간 마다 어떤 평가를 받고 크게 이슈가 되고, 편안하게 보내는 주말과 그렇지 않은 주말이 있다. 누군가가 불편하다고 하면 주말내내 저희도 너무 힌들고 월요일에 서로 만나서 다독인다"며 "고민이 너무 많은 시기이긴 하다. 출연진 변화가 있었음에도 다행스럽게 화제성 지수가 달라지지 않았고, 안정적으로 두 달을 잘 온 것 같다. 너무 감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경하 작가는 "지금까지처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배운 건 다른 걸 인정하는 것이다. '나랑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내가 사는 부분에서도 다른 사람이 불편할 수 있는 게 있겠구나' 그런 것들을 느끼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 부분에 맞춰서 봐주시면 좋겠다.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 만큼 저희도 열심히 해보겠다"며 웃었다.

끝으로 황지영 PD는 "지켜봐달라"고 하고 싶다. 출연자들도 당황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그래서 더 똘똘 뭉치고 열심히 하려고 안 되는 스케줄도 빼서 온다. 언젠가 이들 만으로도 원숙하고 능수능란하게 보일 때가 올 거라 본다. 지금은 도전하고 풋풋하지만 그런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