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담당 직원 구속 여부 이날 밤 결정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금융당국 감리와 검찰 수사를 대비해 회계 문건 등이 담긴 노트북 수십대를 공장 바닥을 뜯은 뒤 묻어 은폐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공장 내 바닥 여러 군데에 분산해 숨겨두다 최근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다시 꺼내 훼손하기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런 작업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최근 삼성바이오의 증거인멸 작업을 현장에서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는 보안 담당 직원 안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안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된다.
검찰은 지난 7일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을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공장 바닥을 뜯어내 삼성바이오 직원이 숨긴 서버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의 감리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검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다시 꺼내 훼손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런 과정에 삼성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안씨는 일부 혐의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서 벌인 일’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의 증거인멸 의혹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이 같은 증거인멸 의혹이 결국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과 연결된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삼성바이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임직원 2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고, 지난 3일에는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있던 삼성에피스 직원을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부분은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 규명과도 맞닿아있는 면이 있기 때문에 본류 수사와 증거인멸 수사를 병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