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역으로 출연한 배우 비고 모텐슨이 스페인 극우 정당이 자신의 이미지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발끈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즈는 7일(현지 시각)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가 상대 정파를 비판하는 트윗에 아라곤의 이미지를 사용하자 모텐슨이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는 지난달 28일 스페인 총선 당일에 트위터에 아라곤이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장면과 "'전투를 시작하자' #스페인을 위해"라는 글을 게재했다.
복스가 편집한 사진에서 아라곤은 등 뒤에 스페인의 국기와 복스의 당명이 붙이고, 좌파·페미니스트·성소수자·분리주의자 상징이 있는 적진을 향해 돌격하고 있다.
모텐슨은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 보낸 편지에서 "복스 같은 극우정당이 선거 캠페인에 아라곤 캐릭터를 사용한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굉장히 무지한 사람"이라며 "나는 복스의 미숙함을 비웃었지만 그들은 의회에서 24석이나 얻었다.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JRR 톨킨의 원작 소설에서 아라곤은 "중간계의 다양한 인종과 관습, 언어, 지식을 옹호하는 다국어 정치가"라며 아라곤은 극우와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 이미지를 차용한 복스의 메시지는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모텐슨은 덴마크계 미국인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자랐으며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 살고 있다. 그는 평소에 자신의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왔다.
한편, '반지의 제왕' 배급권을 보유한 워너브러더스 스페인은 어떤 선거 캠페인에도 지적 재산권의 활용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