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폭증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 네덜란드가 강력한 관광 억제 정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 관광위원회가 지난해 말 마련한 관광정책 관련 문서에는 관광세 부과, 일부 유명 관광지 폐쇄 등 관광객 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 있었다.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네덜란드가 뒤늦게 관광객 유입을 통제하려는 이유는 관광객들이 현지 주민들이 일상에 피해를 주거나 자연을 훼손시키는 등 자국에 피해를 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관광객이 계속해서 많아지면 네덜란드 정부의 기후 변화 정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49%가량 줄이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작년 한 해 네덜란드를 방문한 관광객은 1800만명에 달했다. 네덜란드 인구 1700만명을 뛰어넘는 규모다. 110만명이 살고있는 암스테르담에는 일일 여행객과 자국민 관광객을 포함해 연간 1700만명 이상의 방문하기도 했다. 마을 인구가 2500여명인 ‘네덜란드의 베네치아’ 히트호른에는 연간 중국인만 35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2030년쯤에는 네덜란드 연간 방문자 수가 4200만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한편 암스테르담에는 넘쳐나는 방문객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가 벌써 시행 중이다.
국립미술관, 반 고흐 미술관 등은 올 연말 미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여행박람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국립미술관은 방문객을 관리하려는 상징적인 조치로 작년 12월 미술관 건물 정면에 있는 '아이암스테르담'(I amsterdam) 조형물을 철거해 스키폴공항 근처로 옮겼다.
또 홍등가 가이드 투어를 내년부터 금지하고 호텔이나 기념품 및 입장권 판매점 등의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