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가 가라, 챔스.'
최근 국내 해외 축구 팬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말이다. 2001년 개봉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친구'의 명대사 중 하나인 '니가 가라, 하와이'를 패러디한 이 말은 정규 시즌 종료를 앞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2019~ 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고 맞붙는 순위 경쟁 때문에 국내 유행어가 됐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추락하는 성적이 유행어를 만들어 낸 출발점이 됐다. 토트넘은 26라운드를 마칠 때만 해도 승점 60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유력한 듯했다. 그러나 이후 37라운드 본머스전까지 11경기에서 승점 10을 보태는 데 그치면서 중위권 팀에 추격을 허용했다. 여기에 후반기 들어 토트넘을 비롯한 커트라인 근처 3~6위 팀들이 마치 서로 가기 싫다는 듯 비기거나 패하는 등 동반 부진 현상이 몇 주째 이어지면서 '니가 가라 챔스'가 국내 팬들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토트넘 "내가 간다 챔스"
EPL은 정규 시즌 4위 이내에 들면 다음 시즌 티켓을 확보한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면 클럽의 위상이 높아질 뿐 아니라 약 200억원에 달하는 조별리그 참가 수당과 중계권료 등 막대한 수익이 보장된다. 해리 케인, 델리 알리 등 주전 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진 토트넘은 4일 본머스에 0대1로 패해 승점이 70에서 멈췄다. 하지만 6일 5위 아스널,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무승부로 승점 1 추가에 그치며 사실상 3위 또는 4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아스널은 승점 66, 맨유는 65인 상태에서 6일 37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아스널은 리그 17위 브라이턴, 맨유는 강등이 확정된 리그 최하위 허더즈필드와 맞붙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아스널은 브라이턴을 상대로 1대1로 비겨 승점 67이 됐다. 아스널이 남은 번리전에서 이기고, 토트넘이 에버턴에 패하면 승점이 70으로 똑같다. EPL은 승점이 같으면 골 득실 차로 순위를 따진다. 현재 토트넘이 +28, 아스널은 +20이다. 순위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스널은 대신 유로파리그 우승팀에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티켓 한 장에 희망을 건다. 아스널은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서 스페인 발렌시아를 3대1로 이겼다. 10일 2차전을 치른다.
맨유는 최하위 허더즈필드와 1대1로 비겨 승점이 66이 됐다. 맨유는 샛별 스콧 맥토미니가 전반 8분 먼저 골망을 흔들었지만, 후반 15분 허더즈필드의 이삭 음벤자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맨유 레전드 선수였던 게리 네빌 TV해설위원은 "이건 팀도 아니다"라며 작심 비판했다. 솔샤르 감독은 "맨유엔 유로파리그(챔스리그 다음 수준)가 맞는 위치"라며 "몇몇 선수에겐 오늘이 마지막 기회였다"며 대폭 물갈이를 예고했다.
토트넘이 최근 11경기에서 승점 10을 추가하는 동안 아스널은 17(5승2무4패), 맨유는 15(4승3무4패)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아스널은 1무3패, 맨유는 2무2패에 머물렀다.
◇리버풀-맨시티 우승 여부는 12일
EPL은 12일 오후 11시 리그 20개 팀이 마지막 38라운드를 동시에 치른다. 리그 챔피언도 이때 가려진다. 현재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가 승점 1~2 차이로 시즌 마지막까지 엎치락뒤치락 각축 중이다. 리버풀은 울버햄프턴, 맨시티는 브라이턴과 맞붙는다.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해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휴식을 취한다. 반면 리버풀은 최종 라운드에 앞서 8일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러야 해 체력 부담이 크다. 리버풀은 1차전에서 0대3으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