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증시 개장 직전 47.6 조원 유동성 확충 선별적 지준율 인하 발표
트럼프 추가 관세 인상 발언에 中 8일 협상 취소 검토 보도 투자심리 악화

중국이 중소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5일부터 낮춘다고 6일 발표했다. 미·중 무역 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관세를 추가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중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취한 조치로 보이지만 이날 중국 증시는 5%이상 폭락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15일부터 중소은행의 지준율을 내린다고 6일 발표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중소은행에 비교적 낮은 지준율을 적용하기로 했다며 국무원 상무회의의 요구에 따라 영세기업의 융자비용 인하를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린 시점은 이날 오전 9시 29분이다. 중국 증시 개장(9시 30분) 직전이다.

인민은행은 현(縣)급 행정구에서 경영하는 자산규모가 100억위안(약 1조 7000억원)이 안되는 농촌 상업은행을 대상으로 농촌신용사에 상당하는 지급준비율 8%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작년말 기준 중국 중소은행 지준율은 11.5%였다.

인민은행은 1000여개에 이르는 농촌상업은행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며 장기자금 2800억위안(약 47조 6000억원)이 풀려 모두 민영기업과 영세기업 대출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긴급 안정 조치에도 중국 증시는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노동절 연휴가 끝나고 개장한 이날 오전장을 5.19%, 선전 성분지수는 6.15%, 창업판 지수는 6.55% 하락세로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투자자들이 개장 초기 주식을 투매하고 위안화를 팔고 있으며 안전자산인 채권을 찾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아시아 금융시장을 휘저었다"고 말했다. 위안화는 초반 거래에서 달러당 6.7980위안을 기록하며 3개월 보름 만에 최약세를 보였다.

중국은 지난해 3차례 지준율을 내렸고, 올들어서도 1월에 두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의 지준율을 인하했다. 하지만 1분기 경제 성장률이 6.4%로 예상치(6.3%)를 웃돌면서 지준율 인하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관측이 컸다. 특히 인민은행은 올 4월 1일부터 지준율을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지난 3월말 허위 소식을 유포한 누리꾼을 찾기 위해 공안에 수사를 의뢰할 만큼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시점에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트위터에 올리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이 이번주 예정인 미중 무역협상이 취소될 수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중국이 트럼프 발언에 반발해 8일부터 워싱턴에서 갖기로 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후시진(胡錫進) 편집장도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추가관세)위협을 했기 때문에 류허((劉鶴)부총리가 이번주 미국을 갈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9월 미국이 2000억달러(약 234조원)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0% 관세를 오는 10일 25%로 인상하고 다른 상품에도 관세를 추가로 매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