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중 10년 이상 한국에 거주한 가정이 2009년 15.6%에서 지난해 60.6%로 4배 증가했다. 다문화가족 자녀 중 학교 폭력을 경험하거나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다문화 가족 지원법’ 제4조에 따라 3년마다 시행하는 실태조사는 2009년, 2012년, 2015년에 이어 지난해 네 번째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다문화 가구로 추정되는 가구 수는 총 30만6995가구로 파악됐다. 이중 혼인 귀화자를 포함한 결혼이민자 가구가 85.7%, 혼인 외 방법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기타귀화자가 14.3%였다.
거주 기간이 늘면서 한국 생활 적응력은 높아졌지만, 외로움을 타는 사람도 늘었다.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비율은 29.9%로 2015년 조사(25.7%)때보다 4.2%포인트 증가했다.
한국 생활의 어려움으로 ‘외로움(24.1%)’을 꼽은 비율이 2015년에 비해 5.6%포인트 증가했다. '여가·취미생활을 같이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40.7%, '몸이 아플 때 도움 요청할 사람이 없다'도 38.5% 등이었다. ‘참여하고 싶은 모임이 없다’는 답변도 48.5%로 2015년 대비 14.6%포인트 늘었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나이는 9~11세가 45.8%로 가장 많았다. 중학생인 만 12∼14세 24.1%, 고등학생인 만 15∼17세 16.4%, 만 18세 이상 13.8%였다.
이들이 지난 1년간 학교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8.2%로 2015년(5.0%)에 비해 3.2%포인트 증가했다. 학교폭력을 경험해도 특별한 조치 없이 그냥 참는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 정도(48.6%)였다. 지난 1년간 차별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9.2%로 2015년 6.9%에 비해 상승했다. 차별 가해자 중 64%는 친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최윤정 부연구위원은 "다문화가족이 진정한 이웃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포용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이번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다문화가족의 장기정착 경향을 반영해 관련 정책을 전환할 계획이다. 또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도록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