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인턴기자] 시즌 초반 1번타자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올 시즌 1번타자들이 고전하고 있다. 1번타자는 경기의 첫 타석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이다. 그런 1번타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출루’다. 하지만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1번타자의 평균 출루율은 3할2푼9리로 9개 타순 중 세 번째로 낮다. 7번(0.310)과 8번(0.311)을 제외한 모든 타순이 1번보다 출루율이 높은 것이다. OPS 역시 7번(0.634)과 8번(0.663) 다음으로 1번(0.667)이 낮았다.

출루가 가장 강조되는 1번타자의 평균 출루율이 리그 평균 출루율(0.342)보다 낮다는 것은 조금 충격적이다.

구단별로 살펴보면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이상 0.372)가 가장 높았고 한화 이글스(0.259)가 가장 낮았다.

한화는 지난 5년간 테이블세터로서 맹활약해준 정근우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한화 1번타순에서 64타석으로 가장 많이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올 시즌 20경기 65타수 11안타 타율 1할6푼9리에 머물렀다. 더구나 지난 4월 30일 2군에서 복귀한 첫 경기에서 1안타 1사구로 멀티출루에 성공했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양성우와 오선진도 1번타자로 기용됐지만 신통치 않았다.

이에 한화는 2번타자 정은원을 1번타자로 전진배치했다. 올 시즌 30경기 122타수 39안타 타율 3할2푼 3홈런 22타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정은원은 1번타순에서도 32타수 10안타 타율 3할1푼3리를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KIA 타이거즈도 한화 못지 않게 1번타자 고민이 깊다. 1번타자 출루율이 2할7푼8리로 리그 9위다. 김선빈(1번 출루율 0.318)과 최원준(0.214)이 돌아가며 1번타자를 맡았지만 모두 좋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이명기가 1번타순에서 출루율 3할5푼4리로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 위안이다.

두산 베어스는 정수빈의 부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정수빈은 1번타순에서 77타수 26안타 타율 3할3푼8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출루율은 4할2푼2리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28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구승민의 공에 맞아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복귀에는 6주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두산은 허경민을 정수빈 대신 1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문제는 허경민이 1번타순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허경민은 올 시즌 1번외 타순에서는 62타수 22안타 타율 3할5푼5리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반면 1번타순에서는 59타수 12안타 타율 2할3리에 그쳤다. 1번타순에서 출루율 역시 2할3푼으로 낮았다.

그 밖에 KT 위즈, SK 와이번스도 1번타자로 골머리를 앓았다. KT는 김민혁을 1번타자로 밀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황재균, 박경수, 배병옥 등을 1번타자로 시험하고 있다. SK는 노수광이 올 시즌 64타수 11안타 타율 1할7푼2리로 부진해 지난 4월 19일 2군으로 내렸다가 지난 1일에 복귀했다.

올해 유난히 리드오프 대란이 심한 가운데 어느 팀이 빠르게 타선을 재정비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