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39개 공기업 순익이 1조1000억원에 그쳐 2017년(7조2000억원)에 비해 7분의 1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공기업 수익이 14조원 이상 증발했다. 공기업 전체의 충격적 추락은 소득 주도 성장을 방어하기 위한 총알받이로 공기업들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어준다면서 의료보험 보장 범위를 대폭 넓힌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실행했다. 그 결과 2017년 3685억원 흑자를 냈던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무려 3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에너지 공기업은 탈(脫)원전, 전기료 인하의 희생양이 됐다. 발전 단가가 낮은 원전 가동을 줄이고, 작년 여름 가정용 전기료 2761억원을 깎아주면서 지난해 한전이 1조17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문 정부 출범 전인 3년 전엔 연 13조원 흑자를 내던 기업이었다.

수익 기반은 무너지는데 공기업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수단이 되면서 인력은 되레 크게 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공기업 임직원이 3만6000명(전년 대비 10.5%)이나 늘었다. 이 중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늘어난 인력이 2만4000명에 달한다. 공기업들은 올 1분기에도 2만1000명을 더 뽑아 전체 인력이 4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이전 정부에서 어렵게 만든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시행 요건 완화 등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는 폐기됐다. 과거 야당 시절 "공기업 부채의 80%는 정부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정부를 성토하던 그 사람들이 맞나 싶다.

앞으로 공기업은 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 7%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고 한다.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 압박이 더 커질 것은 불문가지다. 정부는 2023년까지 문재인 케어를 더 강화해 건강보험 지출액을 41조58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건강보험 적자 폭이 급증할 게 뻔하다. 결국 공공요금을 올리거나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선심은 정부가 쓰고, 뒷감당은 국민이 하는 꼴이다.

정부가 세금을 물 쓰듯 하고 있지만, 전달 체계가 부실해 그마저 줄줄 새고 있다. 중소기업에 1인당 최대 27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기업들 사이에 '눈먼 돈'으로 간주되고 있다. 올해 배정 예산(6800억원)이 석 달 만에 동났다. 유령 직원을 만들고, 가족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기업도 많다. 온갖 사기 행위가 횡행한다. 그래도 정부는 여기에 세금 2883억원을 더 투입하겠다고 한다. 나라가 이렇게 언제까지 가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