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사진〉 국회의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중무장 군인들과 시위에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야권이 지원하는 '군 반역자'들에 의한 소규모 쿠데타 시도를 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각)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3분짜리 동영상에서 "마두로 정권 퇴출을 위한 마지막 단계가 시작됐다"며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고 선언했다. 수도 카라카스 한 공군기지 인근에서 촬영된 해당 영상에서 과이도 의장은 푸른 띠를 두른 중무장한 군인 수십명과 장갑차를 배경으로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동영상엔 2014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가택연금 중이던 과이도 의장의 멘토 레오폴드 로페스 전 카라카스 시장도 등장해 "지금은 제복을 입거나 그렇지 않은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의 시간"이라며 "모두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군에 의해 구출됐다고 밝혔다.
미 CNN방송은 "과이도가 군사 행동으로 마두로를 축출하는 시도를 할 것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과이도의 발언은 5월 1일로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집회 하루 전날 나온 것이다.
그러나 마두로 정부의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부 장관은 "군 병력은 국가 헌법과 합법적인 당국을 확고하게 수호하고 있으며 전국의 군부대도 정상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날 카라카스 공군기지 근처 고가도로 인근에서 최루탄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최루탄이 과이도 국회의장과 군복을 입은 70여명의 무장 남성들을 향해 발사됐다고 전했다.
과이도는 지난 1월 23일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며 자신이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마두로 퇴진 운동을 벌여 왔다. 미국은 마두로 축출을 시도하는 과이도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