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는 걸프해역을 항해하는 미 항공모함을 감시용 드론(무인기)으로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27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 영상을 걸프해역에서 미 군함 움직임을 감시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1분 31초 분량의 영상에는 항공모함을 촬영했다는 드론 ‘아바빌-3’가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모습과 바다를 항해하는 호위함과 항공모함을 여러 배율로 선명히 찍은 장면이 담겼다. 드론이 촬영한 장면과 항공모함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수신, 감시하는 혁명수비대 기지의 모습도 나왔다.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미 항공모함 감시 영상 .

항공모함에 실린 전투기 기종과 날개에 적힌 일련번호를 그래픽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미군 움직임과 전력을 다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아바빌-3 기종은 작전 반경이 250㎞, 비행시간이 8시간인 드론이다. 촬영시기와 항공모함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미군은 AP에 "영상에 나오는 항공모함은 아이젠하워호로, 2016년까지 걸프해역에 배치됐다"라고 했다. "미군과 우방은 호르무즈 해협을 배가 자유롭게 지날 수 있도록 임무를 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란은 미국이 이달 8일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지난 22일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제재한다고 발표하자 걸프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주요 길목으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란이 만약 해협을 막으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