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올해 사상 최장 기간 ‘골든 위크’ 연휴를 맞이한 가운데, 장기간 연휴가 일본 경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열흘간 골든 위크를 맞는다. 일본에서는 해마다 히로히토 전 일왕의 생일인 4월 29일부터 헌법기념일, 어린이날 등 공휴일을 포함한 일주일간의 황금 연휴가 펼쳐진다. 올해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는 4월 30일과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하는 5월 1일이 공휴일로 지정되고 월요일인 6일이 대체 휴일이 되면서 사상 최장 기간의 연휴를 맞게 됐다.

2018년 일본 골든 위크 당시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찾은 관광객들.

흔히 연휴가 시작되면 특수(特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지만 이번 골든 위크 때는 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는 15일 "사람들이 연휴에 돈을 많이 썼다는 생각 때문에 연휴 이후 소비가 냉각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골든 위크에 소비가 크게 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열흘 만에 1조엔(약 10조원) 가까이 늘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일본 국민 수도 상당하기 때문에 GDP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본 최대 여행사 JTB는 골든 위크에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일본 국민은 전년 대비 6.8%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휴가 장기화됨에 따라 금융 시장이 불안정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 금융업계 종사자 및 당국자들이 이번 연휴에 금융 시장이 장기간 휴장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증권거래소는 6일간 문을 닫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증권사들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다음 달 1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정책을 발표하는데 일본에는 연휴 때문에 대응 인력이 없다. 일본 금융청은 외환딜러들에게 휴가를 떠나기 전에 대책을 세워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