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가 들어간 AI 스피커가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수천 명의 아마존 직원이 AI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에 녹음된 일반 고객의 음성을 듣고 분석한다고 보도했다. 이 자료는 음성 인식 품질 개선에 활용된다. 하지만 이 중에는 간혹 샤워실에서 들려오는 소리 등 사적인 내용, 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이 녹음된 파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명의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아마존은 ‘아마존 에코’ 음성 분석을 하는 직원들에게 업무상 비밀 누설 금지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9시간 근무하며, 많게는 하루 1000개의 음성 녹음 클립을 분석한다.
이들이 분석하는 파일에는 고객이 사생활 침해로 느낄만한 음성도 포함돼 있다고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예로 한 여성 고객이 샤워 중 노래를 부른 파일이 사내 채팅으로 공유된 적이 있다고 했다.
제보자 두명은 성폭행 현장으로 추정되는 녹음 파일을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보자는 녹음 파일을 윗선에 보고했지만 "개입하는 것은 회사의 책무가 아니다"라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마존 측 대변인은 서한을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알렉사에 녹음된 음성의 극히 일부분만 분석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엄격하게 기술·운영상의 안전장치를 운용하고 있고, 시스템 남용은 일체 용납하지 않는다"며 "직원은 개인의 계정 식별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