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을 위주로 치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집안 어르신들이 난치병을 치료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한의학으로 어려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또한 아픈 사람이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 회복되는 것을 볼 때의 보람이 크다. 이를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는 계획이 생겼다."
―한의학의 강점은 무엇인가.
"요즘은 양학에서도 '리얼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라고 해서,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 환자가 현실에서 어떻게 치료되는지에 관심을 둔다. 또한 정밀의학(personalized medicine) 즉, 치료가 효율적이려면 개인별로 치료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인데, 이는 오래전부터 한의학에서 해왔던 행위와 개념들과 상통한다. 가령, 환자가 몸이 부으면 서양의학에서는 이뇨제 등을 쓴다. 한의학에서는 단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주는 등 보다 부작용이 없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렇다 보니 효과는 높고 부작용이 적을 수밖에 없다. 환자의 몸을 부드럽게 하면서 효과가 좋다는 점이 한의학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한약은 매우 안전하다. 한약이 작용하는 방식은 환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몸의 체질에 맞춰 회복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낸다. 이 과정에서 몸은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양·한의학의 이상적인 관계는?
"양의학과 한의학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닌 상호 협조해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대학병원이나 암센터 등 각종 난치병 치료에 한의학을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양의학과 한의학 모두 우수한 인재가 많다. 이를 바탕으로 함께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는다면, 전 세계적인 의료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무엇보다 우수한 의료 인력인 국내 의사들이 뜻을 모아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는.
"최근에 녹내장과 함께 당뇨망막병증이 와서 양쪽 시력을 거의 상실한 환자가 찾아왔다. 치료 초기에는 본인의 손도 안보일 정도로 심각했는데, 치료를 받은 다음에는 사람 얼굴을 구분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졌다. 또한 급속도로 신장이 나빠져서 거의 정상적인 신장기능이었다가 1년 만에 10%대로 신장기능이 떨어져 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도 있었는데, 그 후 상당히 신장기능이 개선돼 다니던 종합병원에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