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성장(省長) 일행이 5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이재명 경기지사의 초상화를 선물했다가 도로 가져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중국 광둥성 경제사절단이 착오로 선물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초상화를 받아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아침 마싱루이(馬興瑞) 광둥성 성장이 이끄는 경제 사절단 15명은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시장을 만나 환담했다. 양측은 서울시와 광둥성 간 경제협력 양해 각서를 체결한 뒤 준비한 선물을 주고받았다. 박 시장은 마싱루이 성장에게 전통 공예품과 중국어로 된 서울 사진첩을 선물했고, 마 성장은 "시장님 얼굴로 만든 전통 종이 공예 작품"이라며 액자를 건넸다. 그러나 액자 얼굴 주인공은 박 시장이 아니라 이재명 경기 지사였다. 박 시장은 중국 측을 배려해 웃으며 건네받았다.

중국 측은 선물 교환이 끝난 뒤 서울시 관계자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초상화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국 측은 "도대체 누구 잘못이냐"며 우왕좌왕했다고 한다. 중국 측은 "실무진 착오"라고 사과한 뒤 곧바로 액자를 가져갔다. 중국 측이 액자 외의 선물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박 시장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게 됐다.

시 관계자들은 "중국 측이 의전 절차만 제대로 준수했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광둥성 측 선발대가 도착해 일정을 사전 협의하는 과정에서 서울시 측이 "서로 어떤 선물을 교환할 것인지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광둥성 관계자들은 "중국 전통 종이 공예품을 준비했지만 비밀"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알려주지 않았다.

이날 마 성장의 시청 방문에는 리둥성 TCL그룹 회장, 리추위안 광저우 의약그룹 회장, 왕촨푸 비야디 자동차 회장 등 중국 유력 기업인들도 동행했다. 시 관계자는 "경제협력 성과가 해프닝에 가려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