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학교 설치미술 작품에서 대만을 중국 영토로 바꿔 표기한 런던정경대(LSE)의 결정에 공식 항의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런던정경대는 지난달 27일부터 캠퍼스에 영국 작가 마크 웰링거의 설치미술 ‘거꾸로 된 세계’를 전시했다. 이 작품은 거대한 지구본을 거꾸로 뒤집은 채로 바닥에 설치한 작품이다.
처음 설치 당시 지구본 속 대만 영토는 노란색으로 칠해졌으며 지도 위에 ‘중화민국(Taiwan)’, 즉 대만으로 표기됐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대만 영토는 중국과 같은 색인 붉은색으로 덧칠됐고, 이름도 중국(China)’으로 바꼈다.
중국 학생들이 학교 측에 항의를 한 결과였다. 지난주 중국 학생들은 대만 영토가 중국과 따로 표기된 것에 "중국에 공격적인 표기 방식"이라고 따졌다. 이에 학교 측은 중국 학생들과 대만 학생들을 모아 회의를 한 끝에 표기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지도의 표기를 바꾼 이후 런던정경대는 미술품 앞에 "국가의 지위와 정체성을 둘러싼 감정들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은 자유롭게 교환하되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설치했다.
대만 정부는 즉각 항의했다. 대만 외무부는 바뀐 표기에 대해 런던에 있는 사무소를 통해 "중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항의성 성명을 학교 측에 보냈다.
지도에서 국가 표기 문제는 대만과 중국 사이에서 매우 민감한 문제다. 1949년 중국 본토에서 공산당이 승리하면서 각각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으로 분리된 이후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대만을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 대만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한편 런던정경대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모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