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문을 연 토트넘 홋스퍼의 홈구장 화이트 하트 레인은 경기 관람에 최적화된 최첨단 축구 전용 구장이다.

수용 인원은 총 6만2062명으로 기존 경기장(3만6284명)보다 2만6000명 정도 더 늘어났다. 관중석부터 그라운드까지 거리가 7.9m밖에 되지 않는다. 토트넘이 1년10개월 동안 빌려 썼던 웸블리 경기장(18m)보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가까이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경기장 내 곳곳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해 팬들은 모바일·태블릿 기기를 거의 끊김 현상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남쪽과 북쪽 스탠드 복도엔 들어선 65m 길이로 유럽에서 가장 긴 경기장 맥주 바(bar)는 금세 명물로 떠올랐다. 40m 상공 지붕엔 경기장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는 '스카이워크'까지 설치됐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우리 구단이 다음 100년 동안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 갈 공간"이라고 했다.

이 경기장을 위한 경기장 부지 매입과 철거 등 재건축에 들어간 총비용은 약 8억5000만파운드(약 1조2728억원). 지난 2014년 첫 삽을 뜬 이후 5년 공사 기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영국 정부는 테러, 자연재해 등의 위험을 대비해 6만명 이상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시설에 대해서는 안전 기준을 매우 까다롭게 적용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로 예정됐던 경기장 완공이 시설 점검과 공사 지연으로 일곱 차례나 연기됐다.

공사 기간이 연장될수록 공사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토트넘 구단은 이 때문에 미 프로풋볼(NFL)로부터 매년 1000만파운드(약 145억원)를 지원받고, 미식축구 두 경기를 화이트 하트 레인 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토트넘은 이 때문에 경기장 아래 미식축구용 인조잔디가 깔아 놓고 NFL 경기를 개최할 때마다 천연잔디를 걷어낼 계획이다.

화이트 하트 레인은 직역하면 '하얀 수사슴(White Hart) 길(Lane)'이란 뜻이다. 1882년 크리켓 클럽 회원들이 모여 창단한 토트넘은 습지와 공원 공터를 전전하다 1899년 현재 경기장 터에 자리 잡았다. 당시 팬들이 자주 모이던 선술집 '하얀 수사슴(White Hart pup)'이 가까워 경기장이 '화이트 하트 레인'으로 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