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인기 관광 상품인 ‘당나귀 택시’를 이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산토리니시(市)와 동물보호단체가 당나귀 택시에 대한 이용 자제를 독려하는 캠페인에 나섰기 때문이다.
3일 CNN 등에 따르면, 영국의 동물보호단체 ‘동키 생츄어리(The Donkey Sanctuary·당나귀 보호소)’는 산토리니시와 함께 당나귀를 타고 600개 계단을 오르는 관광상품 당나귀 택시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는 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울릉도 크기의 산토리니섬(76㎢)은 계단이 놓인 언덕이 많은 곳이다. 관광객들이 항구에서 마을 중심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굽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당나귀 택시는 산토리니 언덕을 걷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최적의 교통 수단이다.
그러나 그동안 동물보호단체와 일부 관광객들은 당나귀 택시가 동물 학대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과체중 관광객들 때문에 당나귀의 척추가 손상되고, 당나귀에게 몇 시간 동안 물을 주지 않은 채 땡볕 아래 묶어두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그리스 당국은 체중이 100kg 이상이거나 당나귀 체중의 20% 이상인 관광객은 당나귀를 타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이번 캠페인은 여기서 더 나아가 당나귀 등에 오르는 것 자체를 자제하자는 취지다.
동키 생츄어리는 지난달 18일 유튜브에 올린 ‘당나귀의 입장에서’라는 영상에서 "당나귀 택시를 이용하기 전에 당나귀에게 충분한 양의 물이 제공 되는지, 당나귀가 감당 못할 만큼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지는 않는 지 등을 고려할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