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역사에 짧지만 굵은 획을 남긴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은 해체 뒤에도 연일 관심의 대상이다.
2017년 상반기 가요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보이밴드 결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을 통해 만들어졌다.
센터 강다니엘(23)을 비롯해 박지훈(20), 이대휘(18), 김재환(23), 옹성우(24), 박우진(20), 라이관린(18), 윤지성(28), 황민현(24), 배진영(19), 하성운(25) 등 소속사가 다른 11명으로 구성됐다. 서바이벌을 통해 뭉친 이 팀은 새로운 아이돌 그룹 형태를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막강한 팬덤을 구축했다.
작년 12월31일 공식 해체하고 올해 1월 마지막 단독 콘서트 '2019 워너원 콘서트 데어포(Therefore)'로 활동을 마무리했지만, 멤버들의 활동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지대하다. 멤버들은 솔로, 소속사 그룹 멤버, 연기 등의 활동으로 팬들의 지지를 이어 받고 있다. ◇솔로 활동 두각
가장 솔로 활동에 열심인 멤버는 리더를 맡았던 윤지성이다. 그는 입대를 앞두고 있어, 다른 멤버들보다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워너원 멤버들 중 가장 빠른 지난달 20일 첫 솔로 앨범 '어사이드'를 발매했다. 윤지성은 "처음으로 나오기 때문에 좀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런 모습이 동생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죠"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5월6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는 '그날들'로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여유와 위트를 지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무영' 역에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성운이 윤지성으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아 같은 달 28일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마이 모먼트(My Moment)'를 공개했다. 하성운은 2014년 그룹 '핫샷'으로 데뷔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워너원 멤버로 뽑혀 재데뷔하면서 재발견됐다. 첫 솔로 앨범의 작사와 작곡은 물론, 총괄 프로듀서도 맡아 홀로서기에 방점을 찍었다.
박지훈은 이달 26일 첫 솔로 미니앨범 '어클락(O'CLOCK)'을 발표하면서 워너원 멤버 중 세 번째로 솔로 데뷔했다. 박지훈은 큰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당시 양손 손가락으로 네모난 모양을 만든 뒤 윙크하며 하는 말 '내 마음 속에 저장~'을 유행어로 만들기도 했다.
워너원 메인 보컬이었던 김재환은 첫 솔로 앨범 발매를 위해 작업 중이다.
◇유닛과 그룹 활동으로 소속사에 힘 싣기···연기로 스펙트럼 넓히기
인지도를 발판으로 소속사와 원래 소속 그룹에 힘을 싣는 멤버들도 있다.
라이관린은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새 유닛으로 재데뷔했다. 큐브 소속 그룹 '펜타곤'의 멤버 우석(21)과 듀오 '우석×관린'을 결성하고 이달 11일 첫 번째 미니앨범 '9801'을 내놓았다. 두 사람의 조합 만으로도 크게 주목 받았다. 앨범 제명은 우석과 라이관린이 태어난 해인 '1998'과 '2001'을 합친 것이다
황민현은 원래 소속 그룹이던 플레디스의 '뉴이스트'로 복귀했다. 황민현이 워너원 활동으로 팀을 잠시 떠나 있었을 때 나머지 네 멤버는 '뉴이스트W'로 활약했다.
황민현을 비롯한 다섯 멤버들은 지난 15일 데뷔 7주년 기념 스페셜 디지털 싱글 '노래 제목'을 공개했다. 2016년 8월 선보인 다섯번째 미니앨범 '캔버스' 이후 5인 완전체로 처음 선보인 노래다.
황민현은 4월3일 솔로 싱글 '유니버스'를 선보인다. 뉴이스트가 5인 완전체로 새로 발매할 앨범의 선공개 곡이다. 또 뉴이스트는 4월 12~14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9 뉴이스트 콘서트 세뇨(Segno) 인 서울'을 연다.
박우진과 이대휘가 속한 브랜뉴뮤직의 보이그룹은 데뷔 초읽기에 들어갔다. 팀 이름을 최근 '에이비식스(AB6IX)'로 확정했다. 워너원을 결성시킨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브랜뉴보이즈'로 박우진·이대휘와 함께 등장한 'MXM' 임영민·김동현도 포함한다.
배진영은 올해 하반기 소속사 C9엔터테인먼트의 신인그룹 'C9BOYZ'(가칭) 멤버로 재데뷔한다. C9BOYZ는 윤하, 치타, 이석훈, 주니엘, 굿데이 등이 소속된 C9의 첫 보이그룹이다.
C9는 "배진영과 지난해 말부터 상의를 거쳐 개인 활동과 팀 활동을 병행하기로 확정하고, 하반기 팀 데뷔를 위해 지난 2월부터 멤버들과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진영은 상반기에 개인 활동을 이어간다.
연기를 주력으로 삼은 멤버도 있다. 옹성우는 상반기 방송 예정인 JTBC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에 캐스팅됐다. 청춘물로 옹성우는 고독한 전학생 최준우를 맡는다. 드라마 첫 주연작이다. 4월에 촬영에 들어간다.
라이관린과 박지훈은 연기 활동도 병행한다. 라이관린은 중국 드라마 '초연나건소사(初戀那件小事)'를 촬영 중이다. 아역 배우 출신인 박지훈은 올해 9월 방송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꽃파당 : 조선혼담공작소'에 출연한다. 성인연기 신고식이다.
◇강다니엘
다만 가장 큰 솔로 파급력을 기대한 강다니엘은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
강다니엘은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블루칩이다. 지난 1월 인스타그램 계정 개설 11시간 만에 팔로워 수가 100만을 넘겨 기네스월드레코드에 등재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강다니엘은 2017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보이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 시즌 2 방송 당시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1위를 차지, 워너원 센터로 낙점됐었다.
이런 인기와 솔로 강다니엘의 잠재력을 크게 본 가요계에서 그를 가만둘 리 없다. 강다니엘 본인 역시 점점 높아지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소속사 엘엠(LM)엔테테인먼트에 정당한 대우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다니엘과 LM의 법적 분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모양새다. 강다니엘이 L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된 쟁점은 '공동사업계약'이다.
강 다니엘 측 염 변호사에 따르면 강다니엘은 LM과 올해 2월2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전속 계약을 1년전인 작년 2월2일에 맺었다. 그런데 "LM이 전속계약 효력 발생 이전인 2019년 1월28일 강다니엘의 콘텐츠 제작 및 매니지먼트 용역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제 3자에게 넘기는 내용의 공동사업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LM의 설명은 다르다. LM 측 법무법인 지평의 김문희 변호사는 "음반, 공연 등의 사업을 위해 제3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음반제작 및 유통권이나 공연사업권 등을 제3자에게 일정 기간 내에 일시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일반적인 사업 성격의 계약일 뿐, LM은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모든 권리를 양도하지 않고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인기가 높아진 가수는 정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고, 소속사는 이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피해는 결국 가수의 활동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은 4월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