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검찰이 2016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치러진 카를로스 곤(65) 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 회장의 호화 결혼식 비용 조달 과정 조사에 착수했다고 AFP가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최근 르노 측으로부터 제보를 받아 이번 조사에 착수했다. 르노는 곤 전 회장이 2016년 6월 베르사유 궁전에서 두 번째 부인과 결혼식을 올릴 당시 회사가 베르사유 궁전과 맺은 후원 계약을 활용해 5만유로(약 6300만원) 상당의 대관료를 면제 받는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곤 전 회장이 실제로 대관료를 면제 받은 특혜를 취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는 곤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일본 검찰에 체포된 이후 자체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르노는 곤 전 회장의 자금 사용 현황을 살펴보던 중 르노 측이 베르사유 궁전과 맺은 후원 계약에서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했다. 2016년 르노는 베르사유 궁전에 건물 보수 비용으로 230만유로(약 29억원)를 지원하는 대가로 지원금의 25%에 해당하는 금액 만큼 기업 행사시 장소를 대관하는 혜택을 약속받았다.
이후 2016년 6월 곤 전 회장이 베르사유 궁전에서 결혼할 당시 대관료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르노 조사팀은 발견했다. 회사의 공적 혜택을 사적으로 취했다는 것이다. 베르사유 궁전의 하루 대관료는 5만유로다. 르노가 대관을 약속 받은 규모는 57만5000유로로, 대관 횟수로 따지면 총 10회 중 1회를 곤 전 회장이 사적으로 사용한 셈이 된다.
곤 전 회장 측은 르노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곤 전 회장의 변호인은 "당시 베르사유 궁전 예식 장소는 곤 전 회장에게 무료로 제공됐고, 곤 전 회장은 그것이 르노의 대관 계약에 따라 제공된 것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일본 유가증권 보고서에 50억엔(약 502억원) 이상의 보수를 축소 기재하고 회사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이후 지난 6일 10억엔(약 101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곤 전 회장은 계속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검찰 조사는 곤 전 회장의 프랑스 내 범죄 혐의와 관련된 첫 조사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곤 전 회장의 새 범죄 혐의는 프랑스 내 여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