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30)의 휴대전화가 ‘황금폰’이라고 불렸던 사실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3년 전쯤 예능프로그램에서 ‘황금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처음 얘기한 사람은 가수 지코(27·본명 우지호)였다. 이 때문에 지코도 정준영의 ‘몰카 촬영 유포’ 의혹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지코는 2016년 1월 2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정준영과 함께 출연했다.

당시 지코는 "(정준영에게) ‘황금폰’이 있다. 정식 폰이 아니고 ‘비상사태’에서 카카오톡 용도로만 쓰는 핸드폰"이라며 "여기에는 ‘포켓몬 도감’처럼 많은 분들이 저장돼 있다"고 했다.

이어 지코가 정준영에게 "그거 이제 없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정준영은 "있다. (지코가) 우리 집에 와서 갑자기 '형 황금폰 어디 있어요'라며 찾는다. 침대에 누워 마치 자기 것처럼 정독한다"며 "(지코가) 오늘은 ‘ㄱ’ 가볼게요’라며 검색하는 식"이라고 했다.

지코가 왜 정준영의 ‘카톡 전용 휴대전화’를 ‘황금폰’이라고 부르는지는 정확한 설명은 없었지만 당시 방송에서는 정준영의 지인들 연락처가 담긴 ‘황금 인맥 도감’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11일 SBS가 정준영의 성관계 영상 유포 의혹을 보도하면서 네티즌 사이에선 "방송에서 묘사된 ‘황금폰’이 몰카 저장 및 유포에 이용된 핸드폰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또한 SBS가 입수한 정준영의 카카오톡 대화는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분량이어서 방송 시점과 시기가 겹친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지코의 소셜 미디어에 "정준영의 ‘몰카 유포’를 알고도 방관한 것 아니냐", "입장 표명이 시급하다" 등 3년 전 발언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황금폰’이 어떤 것인지 진위가 밝혀진 것도 아닌데 성급하게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반박도 나왔다.

정준영은 방송이 나간 지 7개월 뒤인 같은 해 8월 전 여자 친구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됐다. 12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당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정준영은 "동영상 촬영 사실은 인정"했으며 "전 애인도 동의한 것으로 착각해 촬영했다. 촬영 영상은 이미 삭제했다"고 했다. 이어 "휴대폰은 고장이 나서 이미 교체했다"고 했다.

‘황금폰’ 관련 토크 영상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네이버TV에서 조회수 전체 10위를 차지하면서 뒤늦게 ‘역주행’하고 있다.

경찰은 12일 정준영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입건해 13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tvN 예능프로그램을 촬영 중이던 정준영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 비행기에 올라 12일 오후 5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준영의 소속사는 "정준영이 귀국하는 대로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