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따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선수는 현역 군 복무를 면제받는다. 34개월(기초 군사훈련 4주 포함) 동안 '체육 요원'으로 분류돼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을 받지만 하던 운동은 계속할 수 있다. 대신 병역법에 따라 '사회적 취약 계층과 미취학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544시간 동안 봉사 활동을 해야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체육 요원 34명이 2016~2018년 실시한 봉사 활동 605건 가운데 '자선 경기'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 활동은 11회(2%)에 불과했다. 518건(86%)은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했다.
배드민턴 이용대 선수와 유도 안바울 선수, 축구 장현수 선수도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한 활동으로 봉사 시간을 채웠다. 이용대 선수는 봉사 활동 64건 중 50건 이상을 주로 한국체육대 등에서 '엘리트 배드민턴 선수 육성'을 하는 데 할애했다. '난치병 아동 소원 성취 활동' '장애인 배드민턴 보조' 등 공익 목적의 봉사는 5건에 불과했다. 장현수 선수도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한 축구 교실로 봉사 시간을 채웠고, 자선 목적의 봉사는 '자선 경기 출전' 한 건뿐이었다. 안바울 선수는 2016년부터 2년간 줄곧 경기 남양주시 소재 1개 고교에서 '유도부 학생 지도 관리'만 했다. 배드민턴 이동근 선수는 한 대학에서 '엘리트 선수 배드민턴 강습', 사격 김청용 선수는 중·고교 등에서 '스포츠 스타 체육 교실 강습'으로 봉사 활동 시간을 채웠다.
한 의원 측은 "체육 봉사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출신 학교나 체육계 인맥을 통해 연결된 체육 요원과 학교 측이 사실상 과외 지도를 봉사 활동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엘리트 선수도 아동·청소년에 해당하니 규정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