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검투사 헬멧’이 프로 선수는 보호하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은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일본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니시 고등학교의 야구부 선수가 연습 경기 중 머리에 사구를 맞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투수가 던진 공에 왼쪽 두부를 맞고 의식을 잃은 선수는 ‘외상성 막하출혈’로 사망했다. 타석에서 헬멧은 착용하고 있었지만 헬멧과 머리의 경계면에 공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야구 선수에게 사구는 치명적이다. 특히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은 선수 생활 뿐 아니라 위 사고처럼 목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근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는 소위 ‘검투사 헬멧’으로 불리는 안면 보호대(정식 명칭 C-플랩)를 부착한 헬멧을 쓰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 또한 최근 프로야구에서 ’검투사 헬멧’을 사용하는 선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충격적인 사망 사고가 있었음에도 일본의 아마야구계에서는 ‘검투사 헬멧’ 사용이 여전히 불가능하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호치’는 프로선수도 사용하는 안면보호대를 왜 아마야구에서 사용할 수 없는지 그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아마야구는 ‘일본학생야구협회(고교·대학야구 총괄)’와 ‘일본야구연맹(사회인야구 총괄)’이 정한 규정을 따르게 되어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일본 아마야구 선수들은 ‘SG마크(일본 제품안전협회가 인증하는 안전마크)’가 붙어있는 제품만 사용하게 되어있다. 이 SG마크가 붙은 제품을 사용해야 혹시 모를 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가 제품안전협회로부터 최대 1억엔(약 10억원)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는 손해배상 대상자가 애초에 아니기 때문에 관계가 없다.

그러나 현재 ‘검투사 헬멧’은 SG마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헬멧에 안면 보호대를 나사로 고정하는 것이 일종의 ‘개조’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SG마크를 받기 위해서는 부착형이 아닌 일체형으로 제작되어 안전성 검사를 통과해야한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면 보호대의 경우 선수마다 각자의 얼굴형에 따라 붙이는 각도가 달라진다. 아예 제작할 때부터 자신에게 맞게 주문 제작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따라서 일체형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검투사 헬멧’ 제작자의 설명이다.

결국 규칙, 규정이라는 이유로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매체는 ”어린 선수들의 안면 보호대 사용을 위해서 규칙 개정을 위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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