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포용적 금융의 기치를 내걸고 중소벤처 투자, 기술금융 활성화, 혁신기업 투자, 햇살론, 중금리 대출 등 비슷한 분야에서 비슷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과 함께해 온 농협은 일반 금융회사와는 달리 '농업·농촌을 위한 사업'을 기치로 '친농업' 버전의 생산적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20조원 농민 지원 자금의 관리자 역할
농협은 농민들의 최종 대출자라는 역할을 포용금융의 가장 대표적인 역할로 내세우고 있다. 먼저 농민들의 안정적인 영농 활동을 돕는 자금 공급을 위해 농식품부가 집행하는 정책자금을 취급하는데, 작년 한 해에만 7조원이 넘는 영농자금을 농민들에게 공급했다. 그동안 농협을 통해 농민들에게 풀려나간 전체 영농자금 규모는 19조4000억원에 이른다. 정책자금뿐 아니라 농식품 산업 육성, 농식품 기업 지원을 위한 자금도 20조원 이상 공급해 농업 생태계의 자금줄을 돌리는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보험 계열사를 통해 농업인 안전보험과 농작물 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을 판매하면서 농민들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축산농가의 오랜 숙원 사업인 '소 근출혈 보상보험'을 내놓아 예상치 못한 축산 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도록 했다. 축산업계에선 "보험상품의 등장으로 축산농가들이 시름을 크게 덜었다"고 평가한다.
또 각종 금융 상품을 통해 직접 농업·농촌과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활동에도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한 예로 농협은 농업인지원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NH더하고나눔정기예금' 등 22개 상품을 판매해 작년에만 그 수익에서 일부를 떼어 20억원에 달하는 지원 자금을 마련했고, 이 돈을 농촌지역 복지 향상에 투입하고 있다. 이 밖에도 23종의 공익기금조성 상품을 통해 지역사회공헌과 소외계층 지원, 장학사업 등에 활용하고 있다. 농민들에게 거둔 수익을 고스란히 농어촌에 돌려주고 있는 셈이다.
계열사인 NH-Amundi자산운용에서는 2018년 12월에 업계 최초로 농업 전용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인 'HANARO 농업융복합산업 ETF'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자본시장을 통해 농업의 차세대 성장 산업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농민만 가입할 수 있는 농촌사랑 고배당 적립식 펀드도 판매하고 있다.
◇금융 신상품 통해 농업인 지원 지평 넓혀가기
농협은 기존의 자금 공급과 보험 제공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신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농업·농촌과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농업인과 농식품 기업이 자본시장과 판매시장에 동시에 연결될 수 있는 '농산물크라우드펀딩'을 만들어 농업 분야에서도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농협상호금융도 전국의 지역 농·축협을 통해 농업·농촌을 위한 다양한 특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사회공헌형 도농 상생 금융 상품인 '행복이음패키지' 상품을 판매해 아름다운동행기금에 출연하고 있다. '행복이음목돈플러스적금'에 가입한 농업인에게는 최대 3.0%의 우대금리(어깨동무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상품은 올해 1월 말 현재 31조원이 판매돼 농협상호금융의 명실상부한 대표 상품으로 자리 매김했다.
농협상호금융은 여기에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연 5%대의 고금리 상품인 '행복이음농가소득plus예금' 상품을 2월 28일 출시했다. 가입 대상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을 보유한 농민이다. 농민뿐 아니라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가보훈유공자에게는 1.0%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얹어줘 사회공헌 목적을 더욱 확고히 했다.
농협상호금융은 이 밖에도 정부 선발 청년 창업농을 포함한 창업농 경영주를 위해 '청년농업희망통장'을 개발해 여유 자금을 맡기면 최고 연 2%의 이자 수익(카드포인트 포함)과 함께 다양한 금융 수수료 면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농협상호금융 관계자는 "청년 농업인 지원을 위해 별도로 내놓은 상품"이라고 했다. 농협상호금융은 또 영농 자금을 대출할 때 최대 2%의 우대금리를 제공하여 사업 자금뿐만 아니라 창업 준비 중 긴급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농민 전용 '행복이음론'을 출시해 농협 조합원을 대상으로 우대금리(최대 1.5%)를 제공함으로써 단기농사자금(농자재 구입자금 포함)과 이자 부담을 덜어줘 결과적으로 농가 소득 늘리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상호금융은 3월 출시될 '영농우대특별저리대출'을 통해 농협 조합원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최장 3년간 최저 2%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상호금융권 최초로 양해각서(MOU)를 맺고 올해 1분기 중 주택연금대출상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 농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공익 기능도 실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