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음식만 적응하면 딱인데…”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제라드 호잉(30). 한화에는 ‘복덩이’가 따로 없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야구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 성실함, 투지, 리더십까지 뭐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 한화 관계자들은 “내년에는 캡틴을 해도 되겠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선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 전수도 아끼지 않고 있다. 호잉에게 물어보는 선수들이 줄을 잇는다. 호잉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혼자만 갖고 있으면 이기적이지 않을까. 내게 조언을 구하는 선수들이 야구로 성공하길 원한다.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돕겠다”고 나섰다.

그런 호잉에게 한 가지 딱 아쉬운 게 있다면 ‘짧은 입’이다. 호잉은 지난해 시즌을 치르며 약 10파운드(약 5kg) 체중이 빠졌다. 공수주에서 워낙 많이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체력 소모도 컸지만, 한국 음식에 적응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한화 관계자들은 “음식만 적응하면 딱인데…”라고 유일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해 감자탕, 김치, 라면 등 매운 음식을 잘 먹었던 키버스 샘슨, 데이비드 헤일과 달리 호잉은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못한다. 시즌 중 대전 홈에선 가족들과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 때문에 괜찮지만 원정을 갔을 때가 문제다. 밤 경기를 마치면 호잉의 입맛에 맞는 양식당을 찾거나 음식을 구하기 어렵다.

호잉은 지난해 전반기 타율 3할2푼1리 OPS .991로 활약했지만 후반기에는 타율 2할8푼2리 OPS .865로 하락세를 보였다. 상대 팀들의 집중 분석, 아시안게임 휴식기로 인한 밸런스 난조의 영향도 있었지만, 체중 감소로 체력적인 힘이 떨어진 게 컸다. 호잉 자신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호잉은 “지난해 시즌 중 체중이 10파운드 정도 빠졌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올해는 음식이나 물을 최대한 많이 마시며 체중을 유지하겠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다”고 의지를 다졌다. 캠프에서 지난해보다 단단해진 몸으로 합류했고, 현재까지 순조롭게 준비 중이다.

오키나와 캠프 첫 날 호잉을 봤던 박종훈 한화 단장은 “호잉이 몸을 더 키운 것 같다. 단단해졌다”면서도 “작년에도 처음에는 저런 몸이었다”고 기억했다. 시즌에 들어가면 체중이 빠질 수밖에 없다. 한화 구단도 호잉의 식성에 맞춰 체중 유지를 위해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