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당신은 나의 아이돌(우상)이에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배우로 등극한 올리비아 콜맨과 라미 말렉이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배려로 귀감을 샀다.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서 절대 권력을 지닌 히스테릭한 영국의 여왕 앤을 연기한 올리비아 콜맨과 '보헤미안 랩소디'(브라이언 싱어 감독)에서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라미 말렉은 24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씨어터(옛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끄는 대목은 올리비아 콜맨과 라미 말렉의 의미 있는 수상 소감이었다.
먼저 아카데미가 열리기 전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떠오른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를 꺾고 이변의 수상을 거머쥔 올리비아 콜맨은 예상하지 못한 듯 놀란 가슴을 쓸어내림과 동시에 벅찬 기쁨을 무대 위에 쏟아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정말 스트레스받는 자리다. 내가 오스카(아카데미)라니…. 정말 우스운 일이다"라고 특유의 위트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말 감사드릴 사람이 많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게 먼저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글렌 클로즈, 당신은 나의 아이돌이다. 정말 멋진 분이다. 감사하다"며 함께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에 대한 존경을 표했고 수상 소감 말미 또 다른 여우주연상 후보인 레이디 가가를 부르며 애틋한 손 키스를 보내 시선을 끌었다. 수상의 기쁨보다 함께 경합을 벌인 동료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함을 전한 올리비아 콜맨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배려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비단 배려는 올리비아 콜맨뿐만이 아니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귀환'으로 불릴 만큼 생전 프레디 머큐리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라미 말렉 또한 수상 소감에서 연인을 향한 특급 배려를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이끌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 특히 전설적인 밴드 퀸에 감사를 전한다. 정말 전설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라미 말렉은 실제 연인이자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유일한 사랑 메리 오스틴 역으로 호흡을 맞춘 루시 보인턴을 향해 "루시 보인턴, 당신이 이 영화의 중심에 있었고 나를 사로잡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는 사랑 고백으로 연인 루시 보인턴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신 스틸러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 루시 보인턴이지만 아쉽게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노미네이트 되지 못한 것. 이를 아쉬워하는 연인의 마음을 다독인 라미 말렉의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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