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37)가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 대해 "영화가 별로일 수 있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글을 급히 수정했다. 비가 주인공 엄복동 역을 맡은 '자전차왕 엄복동'는 오는 27일 개봉 예정이다.

25일 새벽 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

비는 개봉을 이틀 앞둔 25일 새벽 인스타그램에 영화 포스터를 올리며 "술 한 잔 마셨다. 영화가 잘 안 돼도 좋다"며 "하지만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달라. 진심을 다해 전한다"고 했다. 이어 "영화가 별로일 수 있다. 밤낮으로 고민하고 연기했다"며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다. 제 진심이 느껴지길 바란다. 고맙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영화계 안팎에서 ‘자전차왕 엄복동’이 최근 범죄자 미화 논란 등에 휩싸인 상황에서 주연 배우인 비가 영화에 대한 속내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수정된 비 인스타그램 속 글

하지만 "영화가 별로 일 수 있다"는 표현을 두고 주연 배우가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에 대해 미리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주연배우가 재미가 없다니까 보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아직 개봉도 안 했는데 팀킬(Team Kill·같은 팀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는 일)이다" 등 댓글을 달았다.

또한 "엄복동을 왜 기억해야 하냐" "자전거를 수십대 훔쳤던 도둑인데 범죄자 미화 영화를 찍은 게 더 실망"이라는 글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비는 글을 곧바로 수정했다. "술 한 잔 마셨다" "영화가 별로 일 수 있다"는 문장은 삭제됐고, 대신 "그만큼 영화가 재밌다는..ㅋㅋ"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포스터

‘누가 그녀와 잤을까’, ‘쓰리 썸머 나잇’ 등을 연출한 김유성 감독의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한 운동선수 엄복동의 일대기를 담았다. 3·1 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애국단의 활약을 조명했다.

하지만 엄복동의 과거 '자전거 절도 행각'에 대한 언론 보도가 알려지면서 범죄자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1926년 7월 10일 자 동아일보는 "엄복동은 리효진과 함께 그 절취하여 온 자뎐거(자전거)를 여러 차례 원산으로 가지고 가서 팔다가 사실이 발각"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전거 도둑' 사건은 영화에서 생략됐다.

김유성 감독은 지난 19일 언론배급 시사회가 끝난 후 범죄자 미화 논란에 대해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해명했지만, 아직 반응은 차갑다. 현재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기자·평론가들의 영화 평점은 10점 만점에 평균 4.25에 그치고 있다.

‘자전차왕 엄복동’에는 비를 비롯해 애국단원 역을 맡은 이범수와 강소라, 이시언 등이 출연한다.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자된 것으로도 주목받는 이 영화는 주연 이범수가 대표로 있는 (주)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이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