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자진 철거로 인한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되자, 경찰이 뒤늦게 클럽 내부 확인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20일 오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과학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를 포함한 수사관 11명을 투입해 버닝썬 내부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마약 투약 장소로 지목된 클럽 내 VIP룸을 포함한 내부 시설 전체를 수색했다"며 "현장 사진과 동영상, 3D(3차원) 영상을 촬영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폭력, 마약, 성폭력, 경찰 유착 등 버닝썬에 제기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지난 14일 압수수색을 했다. 이후 버닝썬은 사흘 뒤인 17일 영업을 중단했고, 곧바로 가구와 짐을 빼는 등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18일에는 호텔 측 청소부들이 버닝썬 클럽 내부를 청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손님들의 이름 등 개인정보가 적힌 ‘보관함 사용내역’ 서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경찰청 광수대는 버닝썬 측의 철거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광수대 관계자는 18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전화통화에서 "영업정지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철거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했다.
이에 조선닷컴은 지난 20일 는 기사를 보도했다. 마약, 성폭행 등이 이뤄진 장소로 지목된 VIP룸에 대한 현장보존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보도 직후 '증거 인멸' 우려가 제기되자, 호텔 측에 클럽 철거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클럽 철거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일부 집기류만 옮겨진 상태로, 현장 증거가 인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