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경력의 한 보디빌더 겸 트레이너가 약물로 근육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보디빌더 김동현씨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직업 보디빌더의 90%가 브로커를 통한 불법 약물 복용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약물을 쓰면 10년, 20년 걸릴 근육이 2~3년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같은 약물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실태도 폭로했다. 그는 "약물을 처방 받으려면 병을 앓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병이 없기 때문에 불법으로 약물을 판매하는 브로커나 제약회사 직원들 중 몰래 빼돌리는 이들에게서 구매한다"고 했다.
그는 하루에 주사 18~20개 정도를 사용해 약물을 투입해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매일 먹고 매일 복용한다. (투여 횟수는) 날마다 조금 다른데 약물값만 한 달에 200만원이 든다"며 "우락부락한 상태에서 지방이 전혀 없는 몸을 만들어야 하니까 약물 사용을 안 하고는 기준에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약물로 인한 부작용도 밝혔다. 성 기능에 장애가 오고, 잦은 주사로 엉덩이 피부에 괴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주입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호르몬 불균형도 생긴다. 그는 "분노조절 장애와 탈모 증상이 나타나고, 관절까지 안 좋아졌다"고 했다.
김씨의 사례처럼 최근 피트니스 업계에서는 ‘약투'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약투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빗대어 만들어진 용어로, 보디빌더나 트레이너가 약물 복용 사실을 고백하고 업계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고발하는 행위를 말한다. 김씨 역시 언론에 알려지기 전인 지난달, 유튜브 채널 ‘박승현 TV’에 출연해 자신의 약물 복용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그러나 김씨는 ‘약투’ 이후 업계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라디오에서 "‘약투’를 한 뒤 일하던 체육관에서 나와 여자친구 둘 다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를 해고한 사장님이 다른 온라인 사이트에 제가 근무 태도가 좋지 않아서 해고했다는 식으로 모함하는 글을 올리는 바람에 다른 체육관에서도 저를 고용해 주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김씨는 "언론 공개 이후 문자 메시지, 전화, 댓글 등을 통해 ‘뒤에서 칼로 찌르겠다’ ‘가족들도 다 죽이겠다’ 등의 협박을 받고 있고, 여자친구한테도 인신공격과 협박 문자, 전화가 오고 있다"면서도 "약물 사용자와 판매가 현저히 줄어들어 나름 뿌듯하다. 후회는 안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