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중국 민항기' 렌트 가능성
하노이 하늘길, 싱가포르 보다 짧아…보안 유리한 '참매 1호' 타고 갈 수도
평양-하노이 철로 이용해 전용열차로 갈 가능성도…김일성도 두 차례 열차로 베트남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10일 오후 2시 36분(현지 시각)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편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오른쪽부터 김정은, 통역을 맡은 김주성,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로 결정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엔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때는 중국의 민항기를 임대해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했다. 이번에도 안전 등을 고려해 1차 때와 같은 방식으로 중국 민항기를 임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김정은의 전용기다. 참매의 비행 거리는 1만㎞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참매 1호가 노후화된 기종이어서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이미 1차 정상회담 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북측 대표단 일부가 참매 1호를 타고 평양-싱가포르를 다녀간 바 있다.

하노이는 평양에서 하늘길로 2751km로, 싱가포르(4700km)보다 훨씬 거리가 짧다. 물론 중국 민항기가 훨씬 안전하고 편하겠지만, 보안 측면에선 참매 1호를 따라올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정은의 전용기 참매 1호(上)와 전용열차(下).

김정은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전용 열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섬이었던 싱가포르와 달리 베트남 하노이까진 중국을 거쳐 열차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양~중국~하노이까진 표준궤(1435mm) 철로가 깔려 있어 별도의 궤도 전환이 필요하지 않다. 이와 달리 하노이~다낭 철로는 협궤(762mm) 구간이다.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정상회담 장소로 다낭이 아닌 하노이를 고집한 이유 중 하나로 철로 이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거리는 육로로 4000km가량 된다. 김정은이 특별열차로 이동하면 60시간 가량 소요된다. 만약 베이징에서 베트남 접경지역인 난닝까지 고속철을 타고 가면 이동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자신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50~60년대 베트남을 두 차례 방문할 때 모두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외교 관계자는 "김정은이 김일성의 이미지를 재현해 정통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속철을 타고 가더라도 비행기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핵 담판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여독이 가중되는 열차 이동 방식을 택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열차 이동을 할 경우 평양을 오랫동안 비우게 되는 것도 김정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