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덕수고를 둘로 나눠, 일반계열(인문계)은 서울 성동구에서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하고, 특성화계열(실업계)은 인근 다른 특성화고로 통폐합하기로 확정했다. 인문계 이전은 2021년 3월까지, 실업계 통폐합은 2023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특성화계열 통폐합이 완료되면, 1910년 개교한 전통의 '덕수상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서울교육청은 작년 11월 1일 '덕수고 이전 재배치 계획'을 발표하고, 20일간 시민·동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이 기간 총 4746건의 반대 의견이 접수됐다.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특성화계열 통폐합 반대'(2898명)였다. 옛 덕수상고 출신 동문들이 "100년 전통의 학교를 통폐합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한 것이다.
특히 야구부 동문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덕수고는 야구 명문으로, 덕수고가 세운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 3년 연속 우승(2012~2014년)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지금 덕수고 부지(3만 5128㎡·1만 600평)는 서울 시내 고등학교 평균 면적(1만 3148㎡·3984평)의 두 배가 넘어 그중 일부를 야구장으로 활용해왔는데, 학교가 옮겨갈 송파구 땅(1만1801㎡·3570평)은 서울 시내 평균보다 좁아 야구장을 만들 수 없다.
이 밖에 일반계열 이전에 반대하는 의견도 1059건에 달했다. 주로 서울 성동구에 사는 남학생 학부모들이 "덕수고가 이전하면 남학교가 더 줄어든다"며 반대했다. 특성화계열을 통폐합하지 말고 일반계와 함께 송파구로 이전하자는 의견(666건), 일반계와 특성화계를 모두 그대로 두자는 의견(100건)이 이어졌다.
서울교육청은 "반대 의견은 이해하지만 학령인구가 줄고 특성화계열 지원자는 더 줄어들어 지금 상태론 학교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일반계는 이전하고 특성화계는 통폐합하는 기존 계획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