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판석 기자] 영화 ‘기묘한 가족’은 좀비라는 뻔한 소재를 가지고 가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끊임없이 터지는 사건 사고 속에서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실소는 물론 폭소까지 터지는 신선한 좀비코믹물이다.

30일 오후 서울시 동대문구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기묘한가족’(이민재 감독) 기자간담회 및 언론배급 시사회에 이민재 감독,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이 참석했다.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영화이다. 정재영은 우유부단한 주유소집 첫째 아들 준걸 역을 맡았고, 김남길은 만덕(박인환 분)의 브레인 차남 민걸 역을 맡았다. 준걸의 아내인 남주 역할은 엄지원, 좀비인 쫑비 역을 정가람, 만덕의 셋째딸 혜걸 역에 이수경이 열연을 펼쳤다.

‘기묘한 가족’은 좀비를 소재로 한 가족에 대한 영화다. 김남길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가족 코미디라고 생각했다가 찍으면서는 휴먼 드라마라고 여겼다. 오늘 보니 히어로물이었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기묘한 가족’은 김남길의 표현처럼 종잡을 수 없는 영화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생각보다 영화의 만듦새는 훌륭하다. 상황은 납득이 되지 않지만 구체적인 장면들은 수준이 높다. 이민재 감독의 욕심처럼 쓸데 없는 고퀄리티 장면들이 꽤나 나온다. 여러 좀비 영화 속 클리셰들이 녹아있다. 좀비 영화의 흔적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클리셰들을 영리하게 재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 영화를 연출한 이민재 감독은 10년전부터 시나리오를 썼지만 여러 좀비 영화를 참고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민재 감독은 “저는 10년전부터 이 시나리오를 썼고, 최근에 왜 좀비 관련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어디서 본듯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참고를 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 등의 배우들의 호흡이다. 콩가루에 아무런 생각도 없어보이는 가족들을 바라 보다 보면  근본 없는 좀비 코미디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엄지원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선택한 작품이다. 즐기면서 촬영을 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대놓고 B급 정서를 표방했지만 품고있는 정서는 관객들에게 친숙한 가족에 대한 정서다. 감동적인 부분도 그 역시도 코미디 안에 녹아들어간다. ‘기묘한 가족’은 시작부터 결말까지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결말 역시도 허무하거나 관객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10년전부터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품고 있었던 이민재 감독은 자신의 취향보다 대중의 취향을 위해 애썼다고 고백했다. 감독 말처럼 이 영화는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보기에 부담없는 코미디다.

‘기묘한 가족’은 오는 2월 14일 개봉한다. /pps201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기묘한가족'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