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운영하는 클럽 '버닝썬'에서 무슨 일이…
'승리 클럽' 성폭력·마약류 투약 의혹도 제기
"경찰 뇌물 받았는지 조사하라" 靑청원 23만명 동의
난감한 경찰 "특정 클럽 봐 준 적 없다" 해명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경찰 불신(不信)’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클럽 보안요원이 손님 김상교(28)씨를 집단 폭행한 사건을 경찰이 봐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경찰을 더 난처하게 하는 건 인터넷 여론이다. "강남경찰서가 이 클럽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를 눈감고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특정 클럽을 봐주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했다.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에서 경찰이 신고자인 김상교씨를 체포하는 모습.

①블랙박스에서 과잉진압 장면 삭제한 경찰
불신 논란은 경찰이 자초했다. 김씨가 정보공개 청구로 받아낸 블랙박스 영상에서 문제가 될만한 부분이 삭제됐던 것이다. 그러나 MBC가 공개한 원본 영상에는 경찰이 순찰차 안에서 김씨의 머리를 잡아채거나 누르는 장면이 포함됐다. 과잉진압 논란이 될만한 부분을 지우거나 빠르게 재생되도록 경찰이 조작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또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는 당시 상황이 녹화되어 있는 폐쇄회로(CC)TV 4개 가운데 1대의 녹화분만 법원에 제출했다.

강남서 측은 "김씨를 순찰차에 태우는 과정에서 저항이 심해 머리채를 잡고 머리와 가슴 쪽을 눌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박스 영상 편집 의혹에 대해서는 "블랙박스 기종의 특성으로, 차량 내부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에만 작동한다"면서 "재생속도가 빨라진 것은 블랙박스 전용 재생프로그램으로 작동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나머지 CCTV 3대는 왜 제출하지 않았을까.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다만 "유의미한 영상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 지구대 내부에 있는 CCTV 3대는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미제출한 CCTV 가운데 1대는 지난 29일 법원에 추가로 제출했다.

②경찰, 클럽에서 일어난 성폭력·물뽕도 모른 척했나
클럽 버닝썬에서 성폭력이나 물뽕(GHB·데이트 강간 마약) 복용이 횡행하지만, 역삼지구대가 모른 척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성시대'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클럽에서 '물뽕'이나 성추행·성폭행 문제가 하루이틀 벌어진 일이 아니었는데, 경찰이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사례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테면 "버닝썬에서 성추행 당한 후 경찰서에 갔더니 경찰이 사건 직후에는 CCTV가 삭제되지 않으니 며칠 뒤에 오라고 했다. 그러나 다시 가니 삭제됐다며 주지 않았다"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식이다.

김상교씨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물뽕(GHB, 데이트 강간 마약)’ 판매 정황 메신저 화면.

경찰은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에 난처해하고 있다. 강남서 관계자는 "특정 클럽에서 발생한 사건을 봐주거나 하는 일들은 절대로 없다"며 "사건이 벌어지면 전과, 재범 여부, 범죄의 심각성에 따라 원칙적으로 처벌수위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클럽 측에서 뇌물 받았는지, 클럽과 경찰의 유착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클럽에서 자행되는 여성 대상 약물 범죄를 처벌하라는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경찰이 클럽에 뇌물을 받았는지 조사하라"는 청원에는 30일 오후 3시 현재 23만 3026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청원 게시글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③ 승리는 집단폭행을 알고 있었나
사건은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버닝썬' 입구 앞에서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클럽을 찾은 김씨는 당시 다른 손님과 '성추행 시비'가 붙어 보안요원에 의해 바깥으로 끌려 나왔다. 클럽 측은 "김씨의 성추행 정황을 포착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김씨는 "여성이 쓰러지려고 해서 부축했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CCTV를 보면 보안요원 여러 명이 김씨를 붙잡은 상태에서 클럽 관계자가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김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가드(보안요원)들이 잡고, 한 명이 주도적으로 저를 때렸다"며 "사람들이 다 쳐다봐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김씨를 주로 폭행한 인물은 클럽 버닝썬의 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썬’을 운영하는 승리가 집단폭행을 알았거나 지시했는지는 또 다른 논란이다. 사건 당일 동료 연예인이 승리가 클럽 내부에 있는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했다. 다만 이 사진을 사건 당일 찍은 것인지, 아니면 과거에 촬영한 것을 11월 24일에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연예인이 올린 사진은 현재 삭제됐다. 승리도 같은 날 자신이 클럽에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때문에 당시 승리가 클럽에 있었다면 집단폭행 사건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승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빅뱅의 승리가 김상교씨의 폭행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1월 24일 자신이 클럽 ‘버닝썬’ 안에 있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실제 촬영날짜가 사건 당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버닝썬은 지난 29일 입장문을 통해 "클럽 직원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고객의 민원을 전달받아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클럽 직원이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죄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