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홀로 조용히 사색한 게 언제인가.
낭만적인 감성에 휩싸여 가슴 벅차오르던 때는 언제인가.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무언가를 천천히 음미해본 것은 또 언제인가.
이 질문들에 하나같이 '너무 오래되었다'는 답이 떠오르는, 그래서 삶이 메말라간다는 느낌이 드는 당신에게 멜버른(Melbourne) 여행을 추천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뽑은, 2011년부터 7년 연속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이 타이틀만으로도 멜버른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끌리는 것은 멜버른이 매캐하고 차가운 캡슐에 갇힌 듯 미세먼지와 추위에 번갈아 시달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할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청명한 공기와 평균기온 22도의 따뜻한 날씨다. 이 도시를 여행하기란 무척 쉽다. 트램을 타고 도시 곳곳을 누비면 된다. 멜버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들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말이다.
◇대자연이 빚은 예술품, 12사도상(The 12 Apostles)
빅토리아주 남서쪽 해안의 자동차 전용 도로를 뜻하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Great Ocean Road).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랜 시간 풍파에 깎인 석회암 바위를 만나게 된다. 예수의 12 제자를 닮았다고 해서 12사도상이라 불리는 이 기암괴석은 가히 자연이 빚은 예술 작품이다. 일출과 일몰로 유명한 이곳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헬리콥터 투어. 계속 풍파에 깎이면서 개수가 줄어드는 12사도상은 언젠가 사라질 운명이기에, 자연의 감동을 마주할 최적의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귀여운 펭귄을 보러 가자, 필립 아일랜드(Phillip Island)
멜버른 남동쪽에 위치한 펭귄 서식지. 필립 아일랜드 주변에는 무려 32,000여 마리의 펭귄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해 질 녘이면 바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페어리 펭귄들이 뒤뚱뒤뚱 걸어가는 귀여운 퍼레이드를 놓치지 말기를.
◇멜버른 시내 구석구석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Flinders Street Station): 멜버른에서 지하철을 탄다면 꼭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으로 갈 것. 멜버른 대중교통의 중심이자 역사 자체가 감동적인 건축물이다. 어디로 가든 플린더스 역을 지난다. 역을 중심으로 문화시설과 상권이 발달하여 언제나 현지인과 여행자들로 생동감 넘친다.
호시어 레인(Hosier lane): 소지섭과 임수정이 출연했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라 '미사 거리'로 더 유명하다. 전 세계에 알려진 '도시 예술'의 현장이기도 하다. 호주 현지인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도 참여해 골목을 형형색색의 그라피티로 가득 채웠다. 계속해서 새로운 그라피티가 생기기 때문에 갈 때마다 새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세계적인 그라피티예술가 뱅크시의 작품 역시 이 거리 곳곳에 그려져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Degraves Street): 멜버른에서 골목 상권이 발달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부터 유명해진 곳. 카페, 베이커리 등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트렌디한 분위기 가득한 골목이다. 노천카페에 앉아 롱블랙이나 플랫화이트를 마시며 잠시나마 멜버니언의 일상을 느껴보자.
◇무료 트램과 야라강 크루즈
고풍스러움과 세련미가 공존하는 멜버른의 별명은 '남반구의 유럽'이다. 이 도시의 정취를 만드는 원천은 트램이다. 시내 주요 구간을 운행하는데다 무료라서 자유롭게 멜버른을 둘러볼 수 있다. 도심을 둘러본 후에는 야라 강으로 자리를 옮겨 크루즈에 승선하자. 한강을 연상시키는 야라강 뷰와 함께 그림 같은 정원과 시내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수도 캔버라(Canberra) 비자 전자비자(90일 이내 ETA) 비행시간 약 10시간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름(멜버른 기준) 공용어 영어
화폐 호주달러(AUD), 1AUD = 806원, 2019 1월 18일 기준) 전압 240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