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남 천안 라마다호텔 화재 현장에서 합동사고 조사반이 현장 감식을 마무리하고 있다.

충남 천안 라마다호텔 화재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최초 발화 지점으로 보이는 지하 1층 리넨실(호텔 침구류 보관실)이 도면에는 없는 불법 공간으로 17일 확인됐다. 경찰은 리넨실 전열기의 콘센트가 합선돼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지난 15~16일 양일간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팀은 특히 지하 1층 리넨실을 최초 발화 지점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소방 관계자는 "리넨실 내부에 있던 전열기의 콘센트에서 합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넨실 내부에는 전열기와 냉장고, 정수기 등 다른 전기 기구도 있었다. 합동감식팀은 리넨실에서 시작된 불이 내부에 쌓여 있던 이불과 수건 등 타기 쉬운 물건에 옮아 붙으면서 화재가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에서 사용되는 수건, 이불을 보관하는 리넨실은 건축물 도면에는 없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은 건축물 관리 대장 도면에 의하면 주차장과 중앙감시실, 전기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리넨실은 도면상 자전거주차장으로 표시돼 있는 곳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법적으로 사용된 리넨실과 관련해 호텔 측을 대상으로 건축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호텔 건축물의 소방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1층에 스프링클러 작동 설비가 설치돼 있는데 화재 당시 강한 열기로 녹아버렸다"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 관계 기관들이 해당 설비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