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13개 주 중 세번째로 큰 파항주에서 왕세자인 압둘라 이브니 술탄 아흐맛 샤(60)가 고령인 부친의 뒤를 이어 6번째로 술탄(최고 통치자) 자리를 계승했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는 각 주의 술탄들이 5년씩 번갈아 국왕을 맡는데, 술탄 압둘라도 이 자격을 갖추게 됐다.
더스타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술탄 압둘라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왕실 청사에서 가족과 친지, 주 정부 관계자, 지역 리더 1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항주의 6번째 술탄으로 등극하는 취임식에 참석해 선서를 했다. 파항주 왕실협의회는 11일 회의를 소집해 술탄 압둘라가 파항주 술탄 위를 계승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술탄 압둘라는 이 자리에서 가족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아내의 내조에 대해 고맙다"면서도 부친을 언급하고 "국민들이 축복해 주길 소망한다"며 눈물을 훔쳤다. 술탄 압둘라의 부친인 아흐맛 샤는 파항주의 5번째 통치자로, 약 45년간 주를 다스려왔다. 그는 슬하에 여덟 자녀를 뒀으며, 술탄 압둘라는 이 중 넷째 자녀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는 말레이반도 중 9개 주 통치자들이 5년씩 돌아가며 국왕직인 ‘양 디-페르투안 아공’을 맡는다. 전임 국왕인 클란탄주의 술탄 무하마드 5세는 2016년 12월 입헌군주로 즉위했지만, 2년여 만인 지난 6일 조기 퇴위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그가 작년 11월 러시아 출신의 모델과 비밀리에 결혼한 것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각 주 최고 통치자들은 이달 24일 새 국왕을 뽑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