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가 하늘을 회색 크레파스로 색칠한 그림(위)과 여섯 살 아이가 하늘에 점들로 미세 먼지를 표현해 놓은 그림(아래).

하늘을 회색 크레파스로 색칠한 그림을 들고 온 딸에게 엄마가 "하늘이 왜 회색이야?"라고 물었다. 딸은 "회색이라 회색으로 칠했는데 안 예뻐?"라고 되물었다. 엄마는 이런 일화를 소개하며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회원 수 9만명인 네이버 카페 '미세 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미대촉)에 올라온 게시물 내용이다. 미대촉은 미세 먼지 문제에 대한 걱정을 공유하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미대촉 카페엔 아이들 눈으로 본 그림이 종종 올라온다. 한 엄마는 "호흡기가 좋지 않은 일곱 살 아들이 그린 그림"이라며 놀이터에 서 있는 아이 3명을 그린 그림을 올렸다. 아이 2명은 마스크를 쓰고 입을 손으로 막고 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아이 1명은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또 다른 그림에는 하늘에 파란색·핑크색 점들이 마구 찍혀 있다. 그림을 올린 작성자는 "여섯 살 아이가 그렸는데 파란 점, 핑크 점은 미세 먼지라고 한다"며 "(아이가) 우주인들이 미세 먼지 속에 있는 달팽이를 구해주는 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미대촉 카페에는 아이가 '오늘 날씨' 칸에 "미세 먼지"라고 써넣은 그림 일기장과 미세 먼지 때문에 온 가족이 집 안에만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등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