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포워드 정효근(26)이 ‘농구계 선배’ 석주일(46) 전 휘문고 코치가 인터넷 방송 중계에서 자신에게 원색적인 욕설을 하자 "석주일이 고교 지도자 시절 선수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반격했다. 논란이 커지자 석주일은 공개 사과했고, 정효근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삭제했다.
정효근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석주일의 ‘욕설 중계’ 영상을 올린 뒤 석주일이 휘문고 코치 시절 선수들에 심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석주일은 최근 경기 중계 도중 정효근을 향해 "X신", "XX놈아", "XX끼야" "XX이 어디서 사기만 배워왔냐" 등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는다.
정효근은 "석주일 코치가 인터넷방송에서 내게 욕을 하는 것을 참고 있었지만 대선배이기 때문에 참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정효근은 "한국농구 발전을 걱정한다는 석 코치는 제 기억에 휘문고 코치 시절 학생들에 엄청난 폭력을 가했던 ‘폭력코치’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효근은 "제 중학교 선배가 잦은 구타로 인해 농구를 관두고 뉴스 인터뷰까지 했다"면서 "손은 물론 발을 사용해 부위 가릴 것 없이 때렸던 것을 기억하냐"고 썼다.
논란이 일자 석주일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정효근에게 사과했다. 그는 "정효근과 정효근의 부모뿐만 아니라 제가 비난했던 KBL의 모든 관계자 그리고 심판 선생님과 선수, 선수 가족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코치 시절 폭력을 행사했던 선수들, 정말 미안하다. 죄송하다. 부모님들, 관계자분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면서 "이제는 정말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평생 제가 저지른 실수, 또 저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갚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살겠다"라고 덧붙였다.
정효근도 페이스북 글을 삭제한 뒤 "시즌 중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구단이나 팬 여러분에 누가 되는 것 같아 글을 내렸다"고 밝혔다.
석주일은 1990년대 연세대 농구부에서 활약했고, 이후 프로 무대에선 인천 대우증권, 청주 SK에서 뛰었다. 이후 연세대와 휘문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석주일은 현재 인터넷방송국 아프리카TV에서 스포츠 중계를 하고 있다. 그는 경기 중 선수가 실수하거나 감독의 선수 교체가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장면이 나오면 거친 발언이 쏟아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