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6학년이 사용하는 국정(國定) 사회 교과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사진이 최종 삭제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지난해 초 교육부가 공개한 교과서 '현장검토본'에는 광화문 사거리를 채운 촛불집회 사진이 실려 있었다. '자유민주주의 발전과 시민참여' 단원 첫머리에 광화문 촛불집회 사진을 넣고, 사진 아래에 '시민의 정치 참여 활동이 사회 발전에 왜 중요할까요'라는 질문을 넣었다.
하지만 '현장검토본' 공개 직후 "전 정부 일을 이렇게 교과서에 싣는 것이 교육적이냐" "초등 교과서로 부적합" "교과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한 대학 총장은 "현 정부가 스스로를 '촛불 정부'라고 하더니 교과서에 촛불집회 사진을 넣고, 자신들이 정의롭다고 가르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작년 말 심의를 거쳐 해당 사진을 교과서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해당 코너에 '대한민국 헌법 전문'을 쉽게 풀어쓰고 학생들에게 '자유' '참여' 같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낱말을 쓰도록 하는 내용을 넣었다. 교육부 측은 "촛불집회 사진이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있어 바꿨다"고 했다.
다만, 이 교과서에 2002년 미군이 모는 장갑차에 치여 숨진 효순·미선 추모를 위한 촛불집회 사진은 그대로 싣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