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사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이 저조한 원인을 분석하는 발언을 했다가 네티즌들의 반발을 샀다.

유 이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대학로에서 '나는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대 남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엇갈린다'는 질문을 받고 "20대 (남성)들이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할 측면이 있다"며 "(지지율 하락에) 젠더(gender·성) 이슈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20대는 초등학교에서 말 잘 듣는 여자애들을 선생님들이 얼마나 예뻐해 주고, 나대는 남자애들을 얼마나 차별했는지를 몸으로 겪으면서 다닌 세대"라면서 "선생님은 대놓고 여자애들만 끼고 돌고 남자애들은 굉장히 함부로 대하고 이렇게 자라온 아이들"이라고 했다. 이어 "(젊은 남자는) 군대도 가야 되고 여자들보다 특별히 받은 것도 없는데 자기 또래의 집단에서 보면 여자들이 훨씬 유리하다. 자기들은 축구도 봐야 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LOL·온라인 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고 했다.

그러자 "축구, 게임과 문 대통령 지지율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20대 남성은 철부지가 아니다"는 반발이 나왔다. 대학생인 김현동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마치 20대가 군대, 축구, 게임으로 시간을 빼앗길 때 공부하는 여성을 질투한다는 식인데 사실과 다르다"며 "여성이나 남성이나 각자 취미를 가질 수 있고 그것 때문에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남학생들을 차별한다는 얘기도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청년들 분노의 근본 이유는 사라지는 일자리와 낙하산 인사 등 불(不)공정"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 양상이 나타났다. 친문(親文) 커뮤니티에는 유 이사장 발언에 대해 '2030 남성을 조롱거리 삼았다' '진보 꼰대냐' '민주화 세대 적폐도 청산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 두고 보자' 식의 반응도 상당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6월 정의당을 탈당했다. 지난 10월 이해찬 대표 권유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맡았지만 민주당원은 아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 뽑을 때 최소한 30%를 (여성을) 하려고, 제가 볼 때는 '장관(감이) 아닌데' 이런 분도…(발탁됐다)"라며 "문 대통령이 이성적인 관점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부의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여성 기회 확대는 꾸준히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유 이사장은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며 다음 달부터 유튜브 방송을 직접 진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 이사장은 2013년 통합진보당 사태 후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다"고 했고 이후 수차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유 이사장은 부인하지만 주변에선 대부분 유 이사장이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