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종서 기자] "이정후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 야탑고등학교에서 열린 '좋은 야구 캠프'. NC 다이노스의 내야수 박민우와 투수 구창모, 이민호,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 내야수 송성문,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양창섭 등 프로 선수들은 중고등학교 야구 꿈나무와 시간을 보냈다.
많은 야구 꿈나무들이 '우상'과 같은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이정후를 동경하는 한 중학교 선수가 있었다. 내년이면 휘문중학교 2학년이 되는 이승민. 이승민은 이병규 LG 코치의 아들로 야구인 2세다. 이정후 역시 잘 알려진 야구인 2세로 이종범 LG 코치의 아들이다.
공교롭게도 이종범 코치가 올 시즌 종료 후 해설자에서 LG 코치로 옮기면서 이정후와 이승민은 '직장 동료' 아버지를 두게 됐다. 이 뿐 아니다. 이종범 코치와 이병규 코치는 KBO에서 굵직한 행보를 보인 뒤 일본 무대에 도전했고, 다시 KBO로 돌아와 자신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했다는 공통점까지 가지고 있다.
'바람의 아들'로 이름을 날린 이종범 코치는 1993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1998년부터 2001년 6월까지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뛰었다. 다시 KBO로 돌아와 2011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2할9푼7리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이종범 코치의 등번호 7번은 KIA 타이거즈의 영구 결번이다.
이병규 코치는 1997년 LG에 입단해 일본 주니치에서 3년(2007~2009년)을 뛰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2016년까지 17시즌 동안 타율 3할1푼1리 161홈런 972타점 992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LG 트윈스는 이병규 코치의 9번을 영구결번했다. 이병규 코치의 선수 은퇴식 당시 이승민은 시타자로 타석에서 아버지의 현역 마지막 공을 지켜보기도 했다.
똑 닮은 아버지의 프로 모습처럼 이승민은 이정후가 졸업한 휘문중학교에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날 역시 외야수 조에 편성돼 이정후의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행사를 마친 뒤 이승민은 "정말 많이 배웠다. 수비, 타격 모두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됐고,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훈련을 하고 운동을 해야 하는 지 알게 됐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의 현역 시절 영상을 많이 봤냐는 질문에 이승민은 "아버지의 현역 시절 타격 영상을 많이 봤다. 정말 대단하셨던 것 같다"라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천재’ 아버지를 둔 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과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이승민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이겨내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이정후 선배님의 경기를 많이 봤다. 정말 최고라는 소리가 나왔다. 이정후 선배님도 야구인 2세인데, 나도 야구인 2세로서 이정후 선배님처럼 첫 시즌부터 계속 잘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