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시인' 이상(李箱·본명 김해경·1910~1937)이 살던 가옥인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이상의 집'이 4개월 동안의 보수 공사와 시설 개편을 거쳐 19일 재개관했다. 조각가 최수앙씨가 새로 만든 길이 60㎝의 동제(銅製) 이상 흉상〈작은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이상의 집'은 백부 김연필에게 입양된 이상이 1911년부터 1934년까지 23년 동안 살았던 집이다. 훼손 위기에 처했던 것을 2009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이 KB국민은행 등의 후원에 힘입어 집터의 일부를 매입한 뒤 전시회·회의 등 문화 행사를 여는 공간으로 꾸몄다.

재개관한 '이상의 집'은 시 75편, 소설 21편, 수필 19편, 서신 5편, 그림·삽화 16점 등 이상 작품 156점의 서적과 인쇄물 등을 구축했다. 흉상은 이상의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 사진을 바탕으로 이상의 친구였던 화가 구본웅의 이상 초상화를 참고해 만들었다. 재개관은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맺은 라이엇게임즈(한국 대표 이승현)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19일 서울 통인동 ‘이상의 집’ 재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상의 집'은 장소 발굴, 매입, 운영과 재개관까지 전 과정이 일반 시민의 참여와 민간 기업의 후원으로 이뤄져, 앞으로 문화유산 민관 협력 운동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