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별세한 ‘아버지 부시’ 조지 허버트 워커(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국립대성당에서 치러졌다.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전·현직 대통령 부부들을 비롯한 각계 인사 3000여명이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미국 의사당 중앙홀 로툰다에 안치됐던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이날 동부시각 오전 10시쯤 운구차에 실렸다. 부시 전 대통령의 관과 그의 가족들은 ‘대통령 찬가(Hail to Chief)’ 연주와 함께 21발의 총성 속에서 장례식이 열리는 국립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의사당에서 국립대성당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장례식 행사를 경호하기 위한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과 경찰, 군장교들이 배치됐다.
장례식은 오전 11시 미국 성공회 의장주교이자 영국 해리 왕자의 결혼 주례를 맡았던 마이클 부르스 커리 주교의 기도로 시작됐다. 종이 울리자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이 성당 안으로 운구됐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성당 안으로 입장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등 전·현직 대통령 부부들과 악수를 나눴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존경과 애도를 담은 추도사로 주변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는 "아버지는 나에게 성실함과 용기로 국가에 봉사하고, 국민들을 위한 사랑으로 행동하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준 사람"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말미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침묵한 뒤 "슬픔 속이지만 이제는 웃읍시다"라며 "아버지는 로빈을 안고 어머니의 손을 다시 잡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각계 인사 3000여명이 참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리에 참석했다. 고인의 재임 시절 캐나다 총리를 지냈던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도 이날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오후 1시 20분쯤 장례식이 끝나고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은 고향 텍사스 휴스턴으로 돌아가기 위해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앤스루스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이날 저녁부터 다음날 오전까지 세인트 마틴 성공회에 안치된 후 두 번째 장례식을 치른 뒤 텍사스주 컬리지 스테이션에 있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기념 도서관’ 부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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