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고령화 사회인 이탈리아에서 ‘노인’ 인구로 분류하는 기준 연령을 만 75세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일간 일 메사제로, 더 로컬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노인학회(SIGG) 총회에서 학자들은 노인으로 분류하는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이유를 댔다.
보통 향후 기대수명이 평균 10년 정도 남은 사람을 노인으로 규정하는데, 평균 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노인의 정의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이탈리아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의 약 22.6%, 80세 이상 인구는 약 7%에 이른다. 이탈리아의 평균 수명은 1900년대 초보다 약 20년 늘어났다. 현재 여성과 남성의 평균 수명은 각각 85세, 80.6세에 달한다.
학회에 참석한 니콜로 마르키온니 피렌체대학 인구학과 교수는 "오늘날 65세는 30년 전 40∼45세 장년층, 75세는 1980년 당시 55세에 해당하는 육체적, 정신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며 노인으로 규정하는 나이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학자들은 이탈리아 국민의 수명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건강을 더 오래 유지한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총회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탈리아 노년층 3명 중 1명은 육체 운동을 하고 있고, 10명 중 8명은 자기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5∼85세 인구 중 거의 절반이 독립생활을 하고 있으며, 10명 중 6명은 정기적으로 손주를 돌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응한 노인 10명 중 8명은 규칙적으로 친척을 만나고,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친구를 만나는 등 가족, 지역사회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학자들은 설명했다.